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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 Sisters Mar 04. 2020

6월 코펜하겐 디스토션, Distortion

[프롤로그]덴마크 홀리데이를 여행 법 III

평상시에는 참 조용한 도시 코펜하겐
덴마크 시내 중심의 가장 유명한 Dronning Louise 다리의 여름 풍경 Photo by. DK sisters

여느 도시와는 다르게 코펜하겐은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는 사람들과 어깨 맞닿을 일이 드물고, 사람들  거리에 공간이 넓다 못해 멀다고 느껴질 정도로 넉넉하고  쾌적하다. 그래도  나라의 수도이다 보니 관광객이 몰리는 여름이 되면 인파가 조금은 많아져 가까스로라도 도시의 구색을 갖춘다.  특히나  여름에 매주 열리는 온갖 행사들과 여름 맞이 세일도 사람들을 모으는  한몫한다.


여름이 되면 티볼리 가든에서는 다양한 공연을 보여주는데, 입장료가 비싸서 관중은 별로 없다는게 함정. Photo by. DK sisters

이렇게 여유롭고 평온하던 코펜하겐이 말 그대로 뒤틀리는 일주일이 있다. 도심의 길 중간중간에 무대들이 설치되고, 앞으로 걸어가기 힘들 만큼 많은 인파들이 길거리에서 음주가무를 즐긴다. 아예 자동차나 자전거의 출입이 금지되는 거리도 생긴다.


그런 코펜하겐의 반전,
Distortion Week


덴마크의 인구가 서울 인구의 반이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도시 곳곳의 길 들을 사람들이 가득 메운다. 심지어 메인 도로에서는 디스토션이라고 종착지를 적은 버스들이 다니면서 시민들을 공연장이나 클럽으로 데려다준다.

Photo from cphdistortion official

길거리 파티는 햇살에 눈이 부신 오후부터 밤늦도록 이어지는데, 새벽 늦게 집에 돌아가는 버스나 기차에서도 파티는 이어진다. 기차 안에는 스피커를 메고 다니며 파티 무드를 전파하고 다니는 무리가 있는가 하면 어떤 쪽에서는 맥주를 들고 다니며 보이는 사람마다  Skål 덴마크의 건배 을 외치는 사람들도 있다. 디스토션 기간에는 청년들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지긴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 어린이, 아기들도 그에 뒤지지 않게 즐기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Photo from cphdistortion official

디스토션 기간에 볼 수있는 또 하나의 진귀한 소품은 바로 길 한 복판에 설치 된 야외 소변기이다. 변기라고 하기엔 좀 민망할 정도로 부실하지만 꽤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디스토션 동안에는 작정한 듯 그냥 노상방뇨를 하는 덴마크인들이 허다하다.

(왼쪽) 길 가의 야외 소변기 (오른쪽) 쓰레기로 가득한 길거리 Photo from google and cphdistortion official

아침이 되면 도심은 전날의 열기를 보여주려는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고,  쾌적하던 도시는 쾌쾌한 냄새로 가득하다. 그래서 그런지 덴마크인들에게도  축제는 호불호가 갈리기는 대표적인 축제이다.

디스토션은 보통 6 첫째  수요일에 시작을 해서 일요일에 막을 내린다.  시기에 코펜하겐을 여행하게 된다면 Nørrebro, Vesterbro 그리고 Indre By 인근 지역을 향하면 된다. 이때 구글맵도 필요 없다. 그냥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함성을 따라가기만 해도 쉽게 축제 장소를 찾을  있을 것이다. 만일 소리에 민감하거나  막하는 인파가 불편한 사람이라면 최대한 시내에서  곳에 숙소를 잡는 것을 추천한다.

 

Photo from cphdistortion official

물론 개인 차가 있겠지만,  주위 대부분의 덴마크인들은 일정한 라이프 스타일을 지키는 것을 매우 중요  한다. 흔히 덴마크 가정에서는 어려서부터 연말이 되면 가족끼리 둘러앉아 패밀리 캘린더를 채우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캘린더에 4월에 다가올 부활절은 어디서 보낼지, 여름휴가는 언제부터 낼지, 그리고 다음 크리스마스는 누구 집에서 보낼지 등을 정확하게 기입하고 나면  그만큼  해동안 고리타분하다 느껴질 만큼  일정을 따른다. 그래서 그런지 일터에서는 1월에 이미 부활절이나 여름휴가 심지어는 크리스마스 휴가까지 날짜를 적어서 결재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정확하고 계획적이던 덴마크인들이 고삐를 풀면 이렇게 노는구나를 몸소 체험할  있는 곳이 바로 디스토션이다.

 

덴마크인의 여러 모습 중 하나를 발견하는 재미
Photo from cphdistortion official


지금은 너무 대대적인 축제가 되어서 코펜하겐 시와 맥주 회사에서 이 축제를 서포트한다. 또한 유명세를 타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길거리 공연 외에도 고퀄 라인업 공연장과 디스토션 연계 클럽에도 티켓을 구매하면 갈 수 있다. 참고로 올 해는 라인업 된 가수들 중 한국 가수도 2명이나 있으니 이 시기에 코펜하겐을 방문하게 된다면 더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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