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zza Jun 28. 2020

회사 -2

프리랜서 되어가기


-

전 글에 이어서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바로 회사에 대한 글을 이어쓴다.

두 번째 회사인 노트폴리오 얘기를 하기 전에 앞글에서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자면 

회사생활과 퇴근 후 투잡은 어느 정도 회사 프로젝트에 영향을 끼치지만 않는다면 

다른 작가 활동은 터치 안 하겠다는 회사의 배려가 있기에 가능했다.

탱그램 시절에도 투잡이 가능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림을 그린다는 걸 회사에서 알게 된다는 것은 양날의 검이 되는 셈이다. 

투잡을 인정해주고 간혹 회사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나 콘티 등을 

내가 도맡아서 하게 될 수도 있는 작업 영역의 확대와 이점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반대로 회사 업무가 기대 이하라면 퇴근 후 그림을 그려서 그런다는

눈칫밥을 먹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제 두 번째 회사인 노트폴리오에 대해 얘기하자면

노트폴리오는 디자이너와 작가들이 포트폴리오를 올리고 다 같이 볼 수 있는 플랫폼 운영과

세미나와 아카데미를 열고 있는 회사다. 우리나라의 웬만한 디자인전공 학생들이나

디자인 종사자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노트폴리오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기 전부터 행사나 모임을 통해 노트폴리오 직원분들과 친분이 있었다.

첫회사인 탱그램에서 3년 정도 근무를 하고 나니 개인작업에 대한 욕구가 더 커져 고민을 하고 있었을 때

타이밍 좋게 노트폴리오에서 디자이너 자리를 제안해 왔다.

탱그램 때와 비교했을 때 업무량이라던가 범위가 한정적이었기에 연봉은 깎고 들어가야 했지만

나는 매일 칼퇴와 작업 시간을 보장받게 되었다. 게다가 노트폴리오 사람들의 흥은... 

이미 저세상 흥을 넘었다. 멤버들 나이도 비슷비슷해서 아주 그냥 매일매일이 흥 그 자체였다. 

(점심시간마다 닌텐도 스위치로 저스트댄스를 추는 미친 사람들)  

칼퇴도 보장받았겠다 외주가 들어와도 상대적으로 체력 소모가 덜했다.

게다가 사무실도 연남동에 있다. 

서울숲에 이어서 연남동이라니 나는 내 회사 생활의 대부분을 힙한 동네에서 보냈던 것이다. 

매일 점심시간이나 퇴근하고 나서 여기저기 핫플을 돌아다녔던지라 식비가 장난 아니게 들었지만..

게다가 주말마다 진행되는 아카데미 수업에 당직을 나가다 보면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하시는 

작가님들의 수업을 먼 발치에서 볼 수 있기도 하고 쉽게 친해질 수 있어서 자극도 팍팍 받게 되었다.

그렇게 1년 동안 편하고 재밌는 회사생활을 즐겼지만 사람의 욕심이란 

참 끝이 없고 나태해지는지라 결국은 돈이 문제가 되었다.

확실히 전 회사에 비해 깎인 연봉은 아쉬움이 컸다.

외주도 그때 일이 거의 들어오지 않은 시기여서 금전적인 압박이 있었다.

워낙 또 지르는 걸 좋아하는 맥시멀리스트 성격인지라 

주기적으로 지름을 해주지 않으면 몸에 두드러기가 나는 것처럼 참기가 어려웠다.

(아니 말은 이렇게 하지만 병적인 수준은 아니다. 정정)

게다가 한창 연애를 하다가 이별을 겪게 되어서 멘붕에 빠져있었던지라 

멘탈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 땐 좀 심했었지.

그때 또다시 들어온 제안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던 디자이너 친구가 

자기가 일하는 회사로 들어오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금융 쪽이나 보험 쪽 웹사이트를 주로 개발하는 회사라 했는데, 

디자인 인력을 충원해서 직원들을 새로 뽑고 있다고, 그쪽 수석님한테 나를 추천해줬더니 

엄청 맘에 들어 했다는 소식이었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맘에 면접을 보러 갔고 언제부터 출근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듣게 되었다.

연봉도 그때보다 훨씬 인상된 금액으로 맞춰주니 아 여기가 딱이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나는 아쉬움을 뒤로 한채 구로에 위치한 지금의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워낙 이것저것 착착 맞춰줘서 별일이야 있겠어~ 싶었는데 

근데 그것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니게 된 회사. 그러니까 내가 지금 현재 다니고 있고 이번 달 말에 그만 둘 회사는

정말이지 충격과 공포 그 자체다. 

지금 와서 느끼는 거지만 그냥 노트폴리오에 계속 있다가 프리랜서를 할걸.. 하는 후회가 있다. 

사람은 돈만 좇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된 지금의 회사.

워낙 개판에 막장이라 회사 이름은 얘기할 수 없다.

그 회사 이야기는 다음 글에 적도록 하겠다.

작가의 이전글 회사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