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사유의 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P Feb 10. 2023

여행과 낭만

낭만을 팝니다. 더 잘나오는 카메라.

별사진, 일출사진. 나는 그냥 잤는데.

나도 여기 갔었는데. 다른곳 같군. 복작이는 사람들은 뒤로 숨고.



여행은 낭만과 꼭 붙어다녔다. 감히 그 사이를 모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맞잡은 손을 사진찍고 그림 그리며 글 써 올리는 이들은 그 사이에 무언가 더 있는 것처럼, 그들과 함께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처럼 말하곤 했다.


팝니다 팝니다, 낭만과 휴식을 팝니다. 사랑과 우정을 팝니다. 우연과 인연은 덤이에요. 영원히 남을 추억을 팝니다. 한시간만 기다리시면 저 가장 낭만적인 곳에서 다른 사람들은 다 찍은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근데 죄송하지만 빨리 찍고 나와주세요. 네 그 각도로 찍으시면 돼요. 행복도 재고 남았습니다, 이 오만원짜리 투어 신청하시면 이십만원어치 행복 사실 수 있으세요. 소비는 확실한 행복! 가성비 쩌는 행복 사세요!


이건 언제 찍은 사진이야? 어, 이거 그날 밤이잖아. 우리 히치하이킹 하다 버려진 밴에서 잔 날 하늘이잖아. 아, 그 하늘 예뻤지. 그때 내가 본 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하늘이었는데 이 사진은 거의 뭐, 우주네 우주. 우리가 그날 우주에서 잤던가. 걍 존나 추웠던것만 기억난다. 내 인생에서 제일 추운 밤이었어. 나는 괜찮았는데, 니가 춥다고 밤새 나한테 매달려서 안아달라고 징징대는 바람에 나도 잠 못잤잖아. 아니 불지옥이 아니라 얼음지옥이었다니까. 네시에 일어나서 해 뜨기만을 간절히 빌었어. 우리 사실 우주에 버려졌던게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막바지의 막노동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