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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maflower Aug 24. 2020

톰포드 로스트체리


요즘 저의 최대 관심 브랜드는 르라보(Le Labo)와 톰포드(Tom Ford)입니다.


얼마 전 르라보에서 서울을 주제로 한 14번째 시티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시트론 28(Citon 28)이 출시되었어요. 아직 시향은 못해봤지만 후기가 좋은 편이 아니라 저는 괜히 어나더 13(Another 13)이 사고 싶어졌고요...


톰포드 로스트체리(Lost Cherry)는 최근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고할 일이 있기도 하고 뒤늦게 패키징에 꽂혀 얼마 전 들여왔는데 일단 보고만 있어도 이뻐요 :)


톰포드 향수들이 워낙에 고가이기도 하고 제품 수도 많아서 괜히 어렵게 느꼈었데요. 좋은 향수들이 진짜 많다는 걸 요즘 다시 실감하고 있습니다.




톰포드 로스트체리

Tom Ford Lost Cherry (2018)


톰포드 로스트체리 (출처: 내 인스타그램)


로스트체리는 작년, 수 업계의 오스카 상이라고 할 수 있는 The Fragrance Foundation Awards의 Women's Luxury 부문에서 <올해의 향수>을 수상했습니다. 럭셔리보다 매스, 방향 제품에 주로 쓰이던 체리라는 소재를 대담하게 활용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임팩트가 있었던 것 같요.


참고로 톰포드칙한 이름의 향수 삼총사가 존재하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국내에는 빨간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나오는 패뷸러스(F* Fabulous) 시작으로, 로스트체리는 사실 속어로 '잃어버린 순결'이라는 뜻을 갖고 있고요. 가장 최근에 출시된 로즈프릭(Rose Prick) 역시 단순히 장미 가시를 뜻하는 것이 아니니 영어사전에서 prick을 검색해보시면 발칙하다는 의미를 공감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톰포드가 획한 이브생로랑 오퓸(Yves Saint Laurent Opium) 향수 광고, 나체의 스칼렛 요한슨, 키이라 나이틀리와 함께 한 배니티페어(Vanity Fair) 매거진 표지 등 그간의 이슈을 생각하면 그리 놀랄  아니죠. 앞으로도 발칙한 네이밍 시리즈가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어쨌든 로스트체리는 숨겨진 의미와는 다르게 우리 익숙한 체리의 향을 여과 없이 선보이는데요. 시럽과 술에 절여진 진득하고 농후한 체리향 알싸한 스파이스와 부드러운 오리엔탈 우디 노트 조화를 이루면서 달큰하면서도 관능적 향이 완성되었습니다. 


처음의 도발적인 뉘앙스와는 다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노트들 간의 섬세한 조화가 돋보이며 바닐라&샌달우드로 우아하게 마무리되는 것이 의외이지만(더 과감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래서 로스트체리가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체리향을 럭셔리하게 잘 풀어내면서 대중성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로스트체리를 만든 조향사는 루이즈 터너(Louise Turner)님으로, 캐롤리나 헤레라 굿걸(Carolina Herrera Good Girl), 티에리 뮈글러 앤젤의 여러 플랭커(Thierry Mugler Angel EDT, Nova) 등 로스트체리와 마찬가지로 자칫 대중적인 인기를 놓칠 수 있는 오리엔탈 구어망드(Oriental Gourmand) 계열의 매력을 너무 잘 표현해주고 계시는 것 같아요.


조향사 Louise Turner (출처: luckyscent.com)


너무 달달한 향을 뿌리면 금방 두통이 생기는 저도 로스트체리는 마음 놓고 사용하고 있으니 혹시 향이 너무 강할까봐 걱정하시는 분들은 안심하셔도 될 것 같고요.


로스트체리와 함께, 오리엔탈 향이 더욱 포근해지는 서늘한 가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톰포드 로스트체리는 블랙 체리, 체리 술, 비터 아몬드, 그리오트 시럽(버찌 시럽), 로즈, 자스민, 페루 발삼, 통카빈, 샌달우드, 베티버, 세다우드 노트를 포함하고 있어요. 50ml 40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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