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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maflower Jan 13. 2021

에따 리브르 도랑쥬 유 오얼 썸원 라이크 유


에따 리브르 도랑쥬 유 오얼 썸원 라이크 유

Etat Libre d'Orange You or Someone Like You (2017)



2021년 소개해드릴 첫 번째 향수는, 전 뉴욕타임 향수 비평가 챈들러 버(Chandler Burr)의 동명소설에서 출발한 에따 리브르 도랑쥬의 유 오얼 썸원 라이크 유입니다.


에따 리브르 도랑쥬라는 브랜드가 생소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19세기 남아프리카에 존재했던 오렌지 자유국(Orange Free State)에서 이름을 따온 프랑스 니치 브랜드, 세계적인 조향사들과 독창적인 컨셉의 향수들을 선보이는 곳입니다. 오렌지 자유국이 상징하던 독립과 자유, 아름다움을 빗대어 이름을 지었다고 해요.


챈들러 버라는 인물의 이력도 독특한데요. 원래 평범한 저널리스트였지만 우연히 향 원료를 연구하는 과학자 루카 투린을 만나 의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후 에르메스 엉 자르뎅 수 르 닐, 사라 제시카 파커 러블리 등의 향수 개발 과정을 취재하다 정식 향수 비평가가 되었습니다.



전 뉴욕타임즈 향수 비평가 챈들러 버


2009년에는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소설 '유 오얼 썸원 라이크 유' 출간하며 소설 작가로도 데뷔하였는데요.


로스앤젤레스와 관련된 향수를 만들고 싶었던 에따 리브르 도랑쥬 창립자(Etienne de Swardt) 이 소설을 바탕으로 향수를 만들자 제안하면서 향수 버전의 유 오얼 썸원 라이크 유가 탄생하게 되었어요.


비평가였던 챈들러 버가 처음으로 향 개발에 참여하였고 조향사 캐롤라인 사바스(Caroline Sabas)와 함께 그의 소설 속 주인공 앤(Anne)에게 어울리는 향수를 만들었니다. 그래서인지 주하고 생동감 있는 로스앤젤레스 보다는 소설 속 의 작은 정원 떠오르는 편안하고 싱그러운 향완성되었.


민트가 얹어진 상쾌한 그린 노트와, 쥬시하지 않고 톤 높은 시트러스의 탑 노트는 그야말로 청량함 그 자체. 시간이 지나 바스락거리는 차가움이 좀 가시고 나면 그린한 장미와 투명한 자스민 플로럴 노트가 조금 더 스윗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지만 향의 전체적인 인상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잔향까지 이어지는 편입니다. 저에겐 더운 여름을 버티게 하는 필수 향수 중 하나에요 :)


또한 유 오얼 썸원 라이크 유는 할리우드외형적 화려함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내면을 단단하게 지키고 있는 수많은 로스앤젤레스의 여성들을 위한 향수라고 하는데요. 


비록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 성별/연령 무관하게 호불호없는 청량한 향이 필요하시다면 유 오얼 썸원 라이크 유를 꼭 만나보세요. 정신없는 일상 속 평화롭고 개운한 힐링을 선사할테니까요!


그럼 모두 모두 Happy New Year 




*본문에 언급한 챈들러 버의 기사 두 편을 소개합니다. 평소 향수 업계에 관심이 있으셨던 분이라면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1) 뉴요커 The Scent of the Nile : 장 끌로드 엘레나가 에르메스 전속 조향사로서 처음 만든 향수 엉 자르뎅 수 르 닐(Un Jardin Sur le Nil) 의 개발 과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2) 뉴욕타임즈 One Nosy Dame : 향수 러블리(Lovely)에 관한 사라 제시카 파커와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에따 리브르 도랑쥬 유 오얼 썸원 라이크 유는 민트, 그레이프프룻, 버가못, 아니스, 그린, 카시스, 로즈, 화이트 머스크 노트를 포함하고 있어요. 30ml 8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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