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엔비디아의 실적이 예상치를 또다시 상회하며 시간 외 거래에서 10% 상승의 기염을 토했다. 엔비디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계속 오른다는 것은, AI 개발의 수요가 끊임없이 존재한다는 뜻이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최근에 openAI에서 text-to-video로 나온 sora의 성능에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https://openai.com/sora 아마 LLM 언어모델인 chatGPT와 text-to-image인 dall-e를 처음 봤을 때만큼의 놀라움이었다. 2020년도에 빅데이터 학회에서 AI를 공부할 때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가 5.50%가 된 지도 반년이 지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물가는 잡히지 않고 미국 고용지표도 준수하다. 미국에서 FAANG을 찾는 이들은 이제 없어졌고, Magnificent 7 (애플, 아마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테슬라)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4년 전에 빅데이터를 공부하면 할수록 다음과 같은 결론에 다다를 수밖에 없었다. 'AI 시장은 스타트업이 진입하기는 상당히 어렵고, 이미 막대한 데이터와 자본을 보유하고 있는 공룡 플랫폼들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생각보다 AI가 일상생활에 빠르고 깊숙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AI에 힘입어 빅테크들의 실적이 나날이 개선되고 있고, 이 물결에 편승하여 수익을 거두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본인 역시도 이 흐름을 거스를 수 없어서, AI를 활용한 콘텐츠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여 야심 차게 준비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자연스레 의욕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타깃과 콘텐츠의 문제라고 생각하여 방향을 다시 잡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어차피 뛰어난 AI를 직접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미 만들어진 AI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어릴 때 접했던 웹이 가져다 온 세상부터, 청소년기에스티브잡스가 꽃피운 앱의 시대를 몸소 겪으면서, 기술이 일으키는 변화에 한껏 매료되어 있었다. 그 마음은 열정으로 변해갔고 그렇게 스타트업의 길을 걷다가 IT 기업의 최전선에서 몸을 담게 되었다. 언제나 기술은 세상을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았지만, 이번 AI 기술 혁명은 어딘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조금 과격한 표현을 빌리자면, 기술의 발전에 나도 모르게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엄청난 퀄리티의 영상을 뽑아내는 sora를 보면서 곧바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영상업계게 일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지? 또, 이렇게 기계가 만든 영상을 인간이 만든 영상과 구별하기가 굉장히 까다로울 텐데, 과연 우리는 앞으로 ‘진짜‘라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 언제나 기업은 사회보다 한발 빠르게 앞서나갔다. 몇 년 전에도 자율주행의 사회적 합의보다 기술력이 월등히 앞서나가서 논쟁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AI가 그보다 더 어려운 문제인 것만 같다. 깊게 생각하면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 이유나 가치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본주의에 입각하여 기술은 브레이크 없이 발전할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가 알고 있다. 현재 여러 전문가가 하는 일들, 개발이나 디자인이나 영상편집 등을 명령어 하나로 대체하는 날이 올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세상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행위, 본인의 생각과 경험으로 타인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사소하지만 기술이 하지 못하는 영역이 아닐까 싶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