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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orba Jun 05. 2024

진정한 취미를 갖는다는 것

처음 만나는 사람들끼리 하는 대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취미가 뭐예요?' 가끔가다 보면 취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눈이 빛나는 사람들이 있다. 무언가에 몰두해 있을 때 나오는 눈이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가끔 부럽고 멋있다고 느낀다. 취미활동이란 크게 운동과 음악으로 나뉘는데, 요즘 들어 운동 쪽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 같다. 테니스, 골프, 축구,... , 오늘은 클라이밍을 취미로 갖는 사람들을 만났다. 회사 동료들이랑 클라이밍을 원데이 클래스 느낌으로 체험하였는데, 회사 동료 중 한 명의 전 직장 동료들이 클라이밍 동호회를 한다고 하여 그분들로부터 클라이밍을 배웠다.


오늘 클라이밍을 가르쳐주시기 위해 한 여성 분이 핸드폰 노트에 내용을 적어오신 게 특히 인상 깊었다. 역시나 그분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이 취미활동을 사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기운 덕분에라도 2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테니스에 빠져있는 내 친한 동기와 같은 결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취미를 묻는다면 그때마다 답변이 달라진다. 축구, 다이빙, 노래 부르기, 독서, 라이딩, 맛집기행 등.. 그저 하고 싶은 게 많아 이것저것 했을 뿐, 어느 하나에 푹 빠진 적은 없는 것 같다. 일하는 것 역시도 다방면의 일을 할 줄 알지만, 어느 하나를 전문적으로 하지는 못한다. 혹 누군가는 이런 사람을 '제너럴리스트'라는 좋은 말로 포장을 해주고, 본인 역시도 그러한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던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 이러한 모습이 그리 좋지만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미의 관점에서 보면 특색 없는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고, 일의 관점에서 보면 깊이가 얕은 사람을 비칠 수 있다. 물론 너무 극단적인 케이스이긴 하지만, 언제까지나 제너럴리스트로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요즘 들어 자주 찾아온다. 누군가는 또 '다방면에 능하다'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겠지만, 조금 더 비관적으로 본다면 '다방면의 것들을 할 줄 안다' 정도가 맞는 표현일 지도 모른다. 여기 조금 더 살을 붙여서 '다방면의 것들을 할 줄 아는 데, 그중에서 이것을 특히 잘한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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