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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희수 Aug 03. 2021

내가 피아노에 바라는 것


   타카기 마사카츠의 피아노 곡을 듣던 중, 문득 내가 피아노라는 악기에 기대하는 바가 매우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늘 그것이 내게 이렇게 물어봐주기를 바란다.


   저기, 그런 시절이 있지 않았어? 그때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 그렇게 느끼지 않았어? 그런데…


   맞아, 그랬었지. 그런 적이 있었지. 그런데…


   항상 그런데… 로 끝이 나버리는, 이렇다 할 결론도 출구도 없는,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줄곧 서성이기만 하는 대화. 어쩌면 그것이 내가 피아노에 바라는 전부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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