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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희수 Aug 12. 2021

사연 있는 것


   버드나무는 뭔가 사연이 있어 보여 정이 간다. 어렸을 때는 것도 모르고 버드나무만 보이면 줄기에 매달려 타잔 놀이를 했다. 함께 걷던 이에게 그런 얘길 했더니 대뜸 자신은 아이를 못 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음… 나무를 아프게 해서? 아뇨 너무 위험하잖아요. 생각만 해도 조마조마해요. 듣고 보니 지당한 반응이다. 하지만 나는 여태껏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 살짝 뜨끔했다. 하긴 뭐, 나이가 든다고 해서 모든 생각이 저절로 자라는 건 아니다. 어떤 생각은 위로 뻗치며 자라고, 어떤 생각은 오히려 아래로 늘어진다. 꼭 버드나무 줄기처럼. 그렇게 우리는 저마다 사연 있는 존재가 되어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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