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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정 Dec 27. 2018

우리가 함께 듣던 밤

아날로그가 생각나던 그 시절 추억


90년대 나의 학창 시절만 해도 라디오 방송이 인기가 있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워크맨에 이어폰을 꽂고 라디오를 듣던 시절.

그 시절에는 라디오를 들으며 엽서와 편지지에 사연을 써서 보내곤 했었다.

나도 몇 번인가 보냈던 기억이 있지만 한 번도 내 이름이 라디오 스피커를 통해 나온 적은 없었다.

막상 생각해보니 나도 꽤 옛날 사람처럼 느껴진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잠시 예전 사람으로 돌아갔다.

그 시절 아날로그적인 기억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최근에 라디오를 들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모두에게 평범한 하루의 마지막을 위로하는 그녀의 이야기.

작가는 매일 밤 10시, <꿈과 음악 사이에>를 통해 청취자와 소통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하루의 이야기를 들고 함께 공감하며 작은 위로를 전해주고 있다.

그런 그녀가 쓴 이 책은 잔잔한 파도처럼 느껴진다.

거친 파도가 아니라 살랑거리는 바람에 잔 물결을 일으키는 파도.

그녀가 만난 사연과 책의 한 구절, 심금을 울리는 노래의 가사 한 구절과 

작가의 솔직한 이야기가 함께 멋진 항해를 하는 것만 같다.

나 혼자 힘들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크나큰 착각이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현실에서 힘들어하지만 어쩌면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작가의 목소리에 따스한 위로를 받으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준다.

직장상사 때문에 힘들거나, 사소한 일로 다툰 친구와 화해를 하고 싶거나, 

아이를 낳고서야 비로소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거나, 이별의 아픔에 눈물 흘리거나..

이렇게 우리는 그녀와 함께 각자의 아픔을 나누고 서로 이해하고 위로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의 겨울날, 잠들기 전 그녀의 글을 읽으며 하루의 상처를 치유한다.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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