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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Writer Mar 14. 2024

인스타의 늪

무섭다. 인스타

이틀을 연달아 인스타 중독자가 되어 릴스를 무한 스크롤하고 있었다.


야근하고 돌아온 월요일, 종일 의자에 앉아 굳어진 몸을 침대에 눕히고 관절들을 주욱 펴본다.

손은 자연스레 휴대폰을 집는다. 그리곤 또 자연스레 인스타 앱을 연다.

요즈음 말 잘하는 앵무새 영상을 릴스로 보는 재미에 빠졌다. 미치겠다. 이 앵무새가 나를 감동시킨다.

그래서 자꾸 자꾸 보게 된다.


저녁 회식이 있어 술을 한잔 하고 늦게 집에 돌아온 화요일,

배는 부르고 취기는 있고 씻기는 귀찮고 바깥은 추웠고,

일단 몸을 좀 녹이자고 이불 속에 들어간다.

발이 서로 닿는데 차가워서 놀란다.

휴대폰을 손에 쥐고 릴스를 본다. 검색탭에 들어가면 추천, 내가 즐겨보는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번엔 어떤 드라마 짤이 나를 또 무한 스크롤 하게 만든다.

두시간이나 지나서 겨우 빠져나온다.


혼자 중얼거린다.

‘미쳤군’

‘중독이 무섭긴 무섭구만‘

낮에 정신없이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풀가동된 뇌가 고장이라도 낫는가 싶다.


오늘은 야근하고 집에 와 굳은 결심을 한다.

주문한 사과 한박스가 문앞에 배송되어 있다.

옷을 갈아입고 사과부터 정리해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내일 아침 착즙할 재료들을 손질해서 용기에 담아 역시나,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욕실에 들어가 씻고, 거실에 나와 굿나잇 요가를 15분 한다.

그리고 이제 침대 위다. 책을 읽는다. 하루 십분이라도 매일 읽고 기록하려 노력중이다.

인스타에 들어가 독서기록을 남기고 그리 오래 머물지 않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오늘은 무한 릴스의 늪에 빠지지 않고 무사히 잠을 청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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