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날 Apr 19. 2021

삶의 정수(精髓)란?

일상생활에서 잘 쓰이지 않지만 알아두면 유익한 표현이 하나 있는데 바로 ‘정수(精髓)’라는 표현입니다. 여기서 ‘정수’란 사전을 찾아보면 ‘사물의 중심이 되는 골자 또는 요점’이라고 해석됩니다. 그리고 ‘정수’는 흔히 essence라는 단어로 표현됩니다.


그럼 ‘삶의 정수’ 즉 ‘삶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을 영어로 표현하면 무엇이 될까요?


The quintessence of life


그럼 the essence of life는 틀린 표현일까요? 이것도 맞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특별히 ‘삶의 정수’를 표현할 때는 essence 대신 quintessence를 사용합니다.


여기서 어원을 살펴보면 essence라고 하면 어떤 물질의 본질을 의미하죠. 라틴어로 quint는 다섯을 의미하고 여기에 essence가 합쳐지면 고대 철학에서 fire(불), air(공기), water(물), earth(흙) 다음의 제 5원소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즉, 모든 물질의 근본이 되는 물질을 의미하는 거죠.


그러고 보니 영화 ‘제 5원소’(프랑스어: Le Cinquième élément, 영어: The Fifth Element) 가 떠오르는군요. 제 5원소로 만들어진 여전사 릴루(Leeloo)가 그 힘으로 악을 무찌르는 내용이죠.


그런데,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표현 the quintessence of life는 이 영화를 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바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입니다.


세계적인 Life 잡지의 현상팀에서 일하는 월터는 어느 날 유명 사진작가 숀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받습니다.


Number 25 is my best ever.

The Quintessence of Life, I think.

I trust you'll get it where it needs to go.

You always do.


25번 사진은 내 생애 최고의 작품이야.

거기에 내 삶의 정수가 담겨있지.

자네가 잘 실어주리라 믿네.

늘 그래 왔듯이.


숀이 말한 25번 사진은 Life 잡지의 오프라인판 마지막을 장식할 최고의 작품이었던 거죠. 그런데 월터는 그 사진이 담긴 필름을 결국 찾지 못하고 결국 숀을 만나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숀을 만나게 되는데, 마침 숀은 매우 희귀한 백 표범(Snow Leopard)을 필름에 담기 위해 바위틈에 잠복하고 있었습니다. 월터도 숀과 함께 표범이 나타나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마침내 표범이 멀리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숀이 카메라 셔터를 누를 생각 없이 물끄러미 표범을 바라보고 있자 월터가 말합니다.


월터: 

When are you gonna take it?

숀: 

Sometimes I don't.

If I like a moment.

I mean, me, personally.

I don't like to have the distraction of the camera.

I just wanna stay,.. in it. 


월터: 

언제 찍을 거예요?

숀: 

어떤 때는 안 찍어.

정말 멋진 순간을 보면,

난 개인적으로, 카메라로 그 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저 그 순간에 머물고 싶어.


정말 멋진 장면과 명대사입니다. 대화에서 the quintessence of life의 의미가 묻어 나오고 있습니다. 영화를 끝까지 보시면 진정한 the quintessence of life 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월터 그리고 열심히 살아온 우리 자신을 말하는 것임을…


Life 지의 마지막 표지를 장식한 월터의 사진이 들어있던 숀이 선물한 지갑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To see the world, things dangerous to come to, to see behind walls, to draw closer, to find each other and to feel. That is the purpose of life.


세상을 마주 보고 장애물을 극복하고 벽을 넘고 더 가까이 다가가고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인생의 목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라보 하고 찰리가 외쳤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