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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휘서 Jul 06. 2021

이제 그만 사고 비워야지

홀가분한 미니멀 라이프


요즘 머리가 복잡하다. 집 안을 더 비워야겠다.

이번 주 독서모임 가는 길에 책 몇 권을 팔아야지. 쓰지 않는 물건을 중고나라에 올려야지.

꾸준히 비우지만 멀쩡한 물건을 버릴 수 없어 가지고 있던 것도 많았다. 선물 받은 것도 마찬가지. 충분히 쓰다 보니 이제 수명이 다한 것도, 양을 조절해야 하는 품목도 보여서 슬슬 정리를 할까 한다.


책 욕심도 내려놓고 당분간 사지 않아야지. 책장 속 아직 읽지 못한 책부터 읽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며칠 전 공개된 알라딘 서점 이용 누적 통계인 '당신의 기록'을 보았다. 가장 놀란 기록은 10여 년 동안 200권을 중고로 팔았다는 것. 오호, 숫자만으로 홀가분했다. 만약 팔지 않았다면 유행 지난 책, 더 이상 보지 않아 바래져가는 책을 이고 지고 살았을 것이다. 책의 가치도 낮아져서 처치 곤란이었을 테고. 그때그때 새 주인에게로 가서 다행이다 싶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하며 수집욕이 옅어졌다. 하나나 두 개면 충분하고 고민될 때는 세 개까지 남긴다. 선택의 고뇌를 한결 줄여주는 가이드라인이다. 분기별로 옷을 사는 것도, 좋아하는 분야의 물건을 막 모으지 않는 점도 바뀐 점이다. 애서가의 필수품같이 여겨지는 세계문학전집도 없고 사진을 좋아하지만 필름 카메라도 한 대뿐. 

물건을 소유로 둘 필요는 없다. 충분의 기준을 넘어 서면 사는 대신 대여나 비우는 방식을 택하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 내 곁에서 빛을 잃기 전에 다른 이에게로 순환시키는 방법도 꽤 근사하다.

비움으로써 채우는 삶도 존재한다. 그 삶이 좋아져서 오늘도 비울 거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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