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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완짹슨 Feb 05. 2023

행복론 수업, 시대와 세대마다 다른 그 행복의 가치

우리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유

대한민국이 가장 성장하던 1980년대에 태어나, 역사적인 서울 올림픽을 어렴풋이 기억하는 나이. 학창 시절 IMF를 겪으며 21세기를 맞이한 현재는 급변하는 4차 산업 혁명을 살아가면서 동시에 '1990년대와 더 나아가 2000년 대생들'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1984년생이 전하는 행복에 대해서 주저리 주저리 해보려고 합니다.


아참 이야기에 앞서 오늘은 나와 다른 세대라고 할 수 있는 MZ(저도 MZ의 속해있긴 하지만)에 대해서 비관론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행복론 수업 과제를 수행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행복의 가치에 대해서 공유하고자 합니다.


도대체 행복이란? '나에게 행복이란? 또 그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문득 생각을 해 봤습니다.


잠깐 부모님 세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참고로 저희 아버지는 '1953년'에 태어나셨습니다. 시기적으로 한국전쟁이 휴전 선언을 하던, 이 말인 즉 대한민국이 제일 가난하고 힘든 시기에 태어나고 자라오셨습니다. 지금처럼 주말에 스테이크를 먹고, 연휴에 해외여행을 가는 것은 꿈은커녕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이 상황은 그 이후에 태어난 저의 삼촌과 고모도 별 반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자기들은 못 먹어도 자녀들이 잘 먹고 잘 입으면 행복해하셨습니다. 사실 제가 한창 자라던 시기에는 지금처럼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굶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편식이 심하던 유년 시절 어른들은 저에게 "네가 지금 등 따시고 배불러서 그렇다"라는 말씀들을 자주 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말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단지 그때는 알려고 해도 몰랐던 것이죠. 적어도 춥고 배고픈 경험까지 물려주고 싶지는 않아 하셨으니까요.

어쨌든 그들에게 행복이란? '자녀'였고 '자녀의 성공은 곧 자랑'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자녀가 어디 대학 합격 혹은 국가고시 합격이라도 하면 동네 입구에 현수막을 붙여놓은 것을 유독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지나친 교육열 등)도 발생했고 이는 지금까지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지만 사실 그 시절 표현 방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저 그 경로(요즘은 SNS만 들어가면 자녀 자랑으로 가득한 시대)만 달라졌을 뿐입니다. 이는 곧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한 이유로 행복을 느껴왔다는 것입니다. 결국 '자녀'라는 것은 그 존재만으로도 큰 행복이고 축복인 것이죠.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반대로 자녀들이 기대한 대로 되지 않으면 그건 곧 불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죠.


어느덧 21세기도 20년이 훌쩍 지나서 스마트 폰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우리는 보다 나은 세상을 살고 있고 그 시절보다는 배부른 오늘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체보다는 개인이 중심이 되어버린 현대로 넘어와 있습니다. 이것이 말하는 것은 '행복에 대한 개념이 조금은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우선 자녀를 통해서 행복을 느끼는 것보다 자녀를 갖는 것 자체를 고민하거나 거부하는 2030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이유로는 높은 부동산 가격, 안정적인 직업 등이 거론이 되고는 하지만 사실 이는 그저 '힘게 느껴지는 결혼보다는 혼자서 행복을 찾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일종의 변명거리' 밖에 되지 않습니다. 물론 결혼과 출산이라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선택사항이기 때문에 강제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지금 행복이라는 감정을 누릴 수 있는 것 또한 부모님이 결혼과 출산이라는 선택의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소위 YOLO라는 것은 '이기적인 행복론'을 추구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우리를 키우면서 했던 고생을 하기 싫은 것이죠'그 이면에는 이전과 다르게 높아진 교육 수준과 소득으로 인해 넓어진 선택권이겠죠. 지금은 먹을 것도 누릴 것도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한마디로 눈높이가 높아져서 결혼 외에 옵션이 많아진 것이 문제점이라면 문제입니다. 그 시절에는 잘 먹고 잘 낳고 잘 키우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했던 것처럼요.


이렇게 말하는 저도 몇 년 전까지는 YOLO의 삶을 꿈꿔 왔습니다. 그때는 한국이 아닌 대만에 있을 때였죠. 하지만 저도 어느덧 한국 나이로 40살(만 38세라는)이 되어보니, 이제는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육아라는 것이 귀찮은 업무처럼 보였다면 이제는 "그 과정 또한 행복이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행복의 가치를 다시 정의하자면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 또 어느 시대에서 어떤 환경에서 어떤 것을 보고 성장했느냐? 에 따라서 그때그때 조금씩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한 예를 들어볼까요? 대한민국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현재의 중년들은 SNS를 거의 안 하는 편입니다. 사실 익숙하지 않은 편이라고 하는 편이 옳을 것 같습니다. 간간히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팔로워 숫자에 크게 연연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을 올리기 위해서 수백 장의 사진을 찍지도 않습니다.  


반대로 소위 MZ들은 인스타그램 사진 한 장을 위해서 긴 시간을 소비하고 돈을 투자합니다. 사실 저는 그런 행위들을 속으로 한심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주변에 민폐까지 주는 것 같아서 더욱 그랬었죠. (특히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새해 첫날에 일본에 다녀왔는데, 소위 인생샷 하나 건지겠다고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경험을 했었거든요. 그것이 남의 나라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누가 그러더라고요. 그것 또한 그 사람이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고 행복을 느끼는 방법이라고 말입니다. 어쩌면, 행복이라는 감정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타인 혹은 가까운 사람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쟤들은 왜, 저래?" 혹은 "요즘 애들은 어휴" 이렇게 생각하기보다, 다름을 이해하려 하는 순간. 저 마음은 평온해지고 보다 더 행복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정하는 것!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것. 이건, 정말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한마디로 그렇게 해 보니 이전에 몰랐던 또 다른 행복감이 밀려왔습니다. 그동안 나만의 여행(저는 주로 혼자 떠나는 편)을 통해서 충분히 행복감을 느낀다고 느껴왔는데 아니었던 겁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몸속에 분노가 많았던 것이죠.


때로는 분노를 내려놓으면 행복 지수가 올라오나 봅니다. 아니! 분노를 해결할 수 있어야 그 자리에 비로소 마지막 행복이 차지하면서 진짜 행복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저처럼 생각하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행복의 가치는 처음부터 정답이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으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저도 매일매일이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은 쉽지 않거든요. 필연적인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하루입니다. 하나 그렇게 생겨난 분노를 또다시 비워내면서 행복을 채우는 순간. 그때 느꼈던 그 감정을 다시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어쩌면"이라는 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데요. 어쩌면, 행복은 매일 행복하면 잘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힘들어도 보고 아파도 보아야 비로소 알게 되는 감정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분노를 내려놓아야 그 행복은 최고조에 달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끝으로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아, 예전이(그때가) 참 좋았는데 말이야"


어쩌면! 오히려 매일 쏟아지는 정보와 수많은 브랜드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많이 아는 기쁨보다는 혹은 선택지가 넓어지는 행복보다는 오히려 스트레스였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꼭 그것을 다 알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 같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상황에 노출되어서 삶의 수준과 시야는 넓어졌을지라도 오히려 그 반대였던 조금 부족하고 조금은 단조로웠지만 가족들이 함께 떠나서 물놀이하던 시대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시절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들이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이 많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무언가를 보고 느끼고 비교할 시간보다 서로 얼굴 보며 웃기 바쁘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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