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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어푸 Dec 03. 2020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

내가 아닌 무언가로 살기 위해서

내가 아닌 이름으로 살아오면서

결과이자 성취로,

자격이자 소속으로 살아오면서

나는 종종 힘에 부쳤다.


현실의 나는 여전히 작은 성취의 결과였고,

노력해야 할 것이 더 많은 이름이었다.


그럼에도 어떤 꿈을 품고,

어떤 길을 걷기까지의 과정이 무의미하지 않았어서

나는 전보다 단단하고 긍정적인 무언가가 되고 있다는 걸 느낀다.



무언가는 나인 동시에 너이기도 하고,

내가 품는 꿈이며 우리가 사는 세상이기도 했다.


어제의 나는 무언가를 미워하고, 무언가를 원망하기도 했다.

사실 그 마음은 무언가에 대한 사랑이었다.


이제 나는 그 마음에 분을 덜고

정제된 사랑만을 꺼내어

온전한 무언가가 되어보고 싶다.


이름 아닌 무언가로 살고자.

무언가가 내가 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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