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투툭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무작정 노트북을 켜고 망설이고 있네.
창밖으로는 따사로운 햇살이 발치를 비추고 있어.
나는 이 시간을 좋아해. 인적이 드문 평일의 오후 두 시.
세 시는 무언갈 하기에 늦어.
한 시는 출발하기에 여유가 부족하지.
그렇게 어중간한 두 시가 따뜻하더라고.
툭
괜히 엔터를 한 번 치고 내려가.
복잡한 내 마음을 털어놓고 싶은데
아무한테도 말하고 싶지 않아.
그래서 이렇게 붕 뜬 말들로 복잡한 마음을 잠재우곤 해.
햇살이 내려앉은 내 오른 발등은 따뜻해.
책상 그늘 아래 있는 나의 왼발은 뻣뻣하고 차가워.
드러내면 금세 따뜻해질 수 있는데 나는 내 왼발을 끝까지 숨겨.
차가운 게 좋은 걸까?
나는 평일의 오후 두시 같은 사람이고 싶었어.
무엇을 시작해도 늦지 않은 시간.
다른 사람과 같은 출발이 아닐지라도
내가 좋아하는 시간에 문을 열고 나오고 싶었어.
그런데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몇 시를 지나고 있는 걸까.
좋다고 생각한 것들도 의미가 없어지고
오늘의 두시와 내일의 두시의 구분이 사라지고
그렇게 모든 부여가 희미해져
결국 나는 어디에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