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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온 Mar 08. 2024

작은 성공경험의 의미

자기효능감

자기효능감 : 나에게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능력을 믿는 것

자아존중감 : 나는 사랑 받을 자격이 있어, 소중한 사람이야, 가치있는 존재야 라고 믿는 것



우리 집에는 아이돌 춤추는 것을 제외 하고 다른 사람 앞에 서는 것을 지극히도 어려워 하는 첫째 딸이 있다. 어느 정도냐 하면 2년전 쯤 이 shy한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 발표 공포증을 문제라고 인식한 담임 선생님이 학부모 상담을 통해 부모인 나를 지적한 일이 있을 정도다. 집에서 말하기 연습 좀 시키라고. 멍석 깔아주면 부끄러워 하는 아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아이는 스스로 MBTI가 극 'E'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외향적이고 친구들과 놀 때는 이렇게 목소리가 큰 수다쟁이가 따로 없기에 크게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학교에서 하는 발표수업에서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너무 떨리고 긴장되어 순서를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모로서 어떻게든 관심을 가지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만 하며 1년 반 정도 흘렀나.. 아이의 발표 기피현상은 자연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겨울 좋은 기회에 우리 가정이 모두 다 같이 미션트립을 가게 되었고 현지에서 활동을 하는 3일의 기간 동안 저녁마다 강평회를 하는 기회가 생겼다. 하루 동안 좋았던 점, 느낀점, 개선할 점 등을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했는데 아이들도 예외는 없었다. 처음에는 거의 뭐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음...좋았어요." 정도의 한마디로 끝이었지만 둘째 날은 두 마디, 셋째 날은 한 두 문장 정도 이야기 했던 것 같다. 특별히 마지막날에는 앞으로 기대되는 점 까지 말했던가, 아무튼 조금씩 나아지긴 했다. 아마 또래중에 나이로 대장인 자신의 위치에 대한 인식과 함께, 같이 하하 호호 떠드는 아이들이 놀 때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도전을 받은걸까. 


한국에 돌아와서 우리 집 부녀에게 미션트립 나눔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거절 당할 것을 각오하고 첫째에게 "나눔 한다는데, 한 번 해볼래?" 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게 뭔데? 한 번 해볼게!"라고 쿨하게 답한다. 사람들 앞에서 미션트립 갔다와서 느낀 점 나누는 거라고, 앞에 나가서 마이크 잡고 말해야 한다고 했는데 대수롭지 않게 하겠다고 한다. 열 번도 넘게 연습할 줄 알았는데 집에서 한 두 번 읽어 보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그녀. (물론 욕심쟁이 엄마에게 썩 마음에 드는 아웃풋은 아니었으나) 씩씩하게 앞에 나가서 스스로 쓴 글을 읽으며 생각과 마음을 전한 것을 보니 찐 5학년이 될 준비를 하나보다. 나도 무언가를 teaching 할 생각 보다는 이런 작은 성공경험들을 하나씩 만들어 줄 고민을 더 많이 해야겠다. 엄마도 배우는 중


우리 리더들에게도 이런 성공경험이 필요하다. 내가 보지 못하는 미지한 세계일 수도, 나는 한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리더십일지라도 일단 그 자리에 리더라는 옷을 입고 섰을 때 해야 하는 과업들을 이해하고, 두려움을 벗어내고 한번 해 보면 또 해보고 싶게 만드는 그런 작은 성공경험들을 어떻게 제공해 줄 수 있을까, 벌써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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