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other branding May 17. 2021

좋은 디자인과 나쁜 디자인의 기준

음악에 코드가 있듯 디자인에도 조화가 있다.

이번 글에서는 좋은 디자인과 나쁜 디자인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들어가기 앞서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디자인은 주관적인 영역이라고.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지만 어느 정도는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 한 20% 정도로 맞는 느낌? 음악에서 코드(Chords)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한 음, 그리고 그 음들을 어울리는 음들로 모아놓고 듣기 좋게 만든 조합을 코드라고 합니다. 그리고 각 코드의 성격에 따라 또 여러 개념으로 나뉘게 되는 거죠. 메이저 코드, 마이너 코드 등. 이런 음들을 재정리하고 또 새로운 창작물로 듣기 좋게 재가공하는 사람들을 <뮤지션>이라고 합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세상에 이미 존재하고 있던 모든 시각적인 것들에도 <조화>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음악에는 코드가 있고 이것을 듣기 좋게 재가공하는 뮤지션이 있듯이, 디자인에서 이런 시각적인 것들을 재가공해서 보기 좋게 만드는 사람들이 바로 <디자이너>입니다. 결국 디자인도 <보기 좋은>것을 판단하는 객관적 지표는 무조건 존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인지 판단할 능력도 없이 디자인을 판단하고, 디자이너의 의견을 무시하고, 결국엔 디자이너의 입지가 작아지고.. 할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죠. (다음에 다룰게요) 아무튼


결국 디자인도 어떤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고, 나쁜 디자인인지 구별이 가능합니다.
좋은 디자인을 중요도 순서대로 나열해보겠습니다.


1. 컨셉력이 있는 디자인, 컨셉이 좋은 디자인

제가 대학에서 배운 디자인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보면 이러합니다. "컨셉력이 있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다" 그만큼 컨셉은 디자인에 있어서 매우 큰 영향을 끼칩니다. 이전에 함께 쓴 글을 한번 봐주셨으면 하는데요. https://brunch.co.kr/@twopointthree/54

이 글을 요약해보자면, 잎을 보기 전에 나무의 뿌리를 먼저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디자인의 뿌리에 따라서 기둥과 잎, 그리고 열매가 디자인된다는 뜻입니다. 뿌리를 <컬러풀>로 잡았으면 이후 열리는 열매도 컬러풀한 열매가 달려야 하는 것이죠. 결국 "심플하지만 화려하게"라는 요구는 있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마치 코드는 마이너로 보컬 멜로디는 메이저로 섞어달라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즉 조화가 불가능하다는 뜻이죠. 디자인의 시작은 <컨셉>이여야하고 이 컨셉을 논리적으로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것은 디자인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2. 타이포그래피, 그리드 등 기본기가 잡혀 있는 디자인

이제부터 말씀드리는 내용은, 컨셉이 <비 디자이너가 한 것만 같은 컨셉>이 아닌 모든 디자인 컨셉에 적용될 내용입니다. 시각적으로 어떻게 멋지게 보일 것인지, 어떤 게 시각적으로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첫 번째가 타이포그래피, 그리드, 색감 등 기본기가 잡혀 있는 디자인입니다. 이론적으로 너무 자세히 다루기엔 어려움이 있으니 대략적으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이런 기본기가 잡히지 않은 디자인은 시각적으로 무엇인가 어색하고, 무너져 보이고 또 비 디자이너가 보았을 때도 이상함을 감지할 수 있을 겁니다.

기본기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타이포그래피, 그리드, 시각 정렬 축, 레이아웃, 서체, 여백, 정렬, 점선면 활용, 색상 활용 등>이 있습니다. 만약 자신이 디자인을 처음 시작하고 혹은 디자인을 컨펌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것들을 먼저 체크해 보아야 합니다.


3. 색상을 잘 다룬 디자인

색상도 기본적으로 <컨셉> 따라갑니다. 만약 컨셉이 <그림판>이라면 다양하지 못하고 조화롭지 못한 그 성격 자체가 <올바른> 디자인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컨셉을 떠난다면 색상에도 <조화>라는 것이 분명 존재합니다. 내가 잡은 컨셉이 파랑파랑 한 무드라면 파란색에도 수많은 색상이 존재하고 이것을 어떻게 표현하지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https://2colors.colorion.co/

조화롭게 색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이트는 많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가장 애용하는 사이트 하나를 추천드리겠습니다. 다만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많이 리서치해보고 내 디자인에 적용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컨펌자가 "이 색 써주세요"라고 요구했을 때, "그 색은 조화롭지 못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하나의 맥락으로 통일된 디자인

저는 브랜드 디자이너입니다. 브랜드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통일감이죠. 일률적인 그래픽을 정립하지 못하고, 그때그때 다른 디자인이 나오는 건 브랜드 디자인에서 가장 최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고에서부터 시작하여 하위 이루어지는 모든 그래픽들이 어떠한 브랜드로 연상되어진다면 그것은 정말 좋은 디자인입니다. 최악인 디자인을 소개해드리는 건 법적으로 위험할 수 있으니, 최고의 브랜딩 디자인이 된 브랜드 하나를 추천해드리겠습니다.

https://www.mybillie.com

위 사이트를 들어가 보시면 제가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와.. 좋다.. 잘했다.."

브랜딩 디자인뿐만 아니라 디자인에 있어서 통일감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입니다. 감히 말씀드리지만, 통일감이 잘 잡힌 디자인은 "비싸 보이는 디자인" 이 되어버리고 통일감이 없으면 "저렴해 보이는" 디자인이 되어버립니다. 길거리에 다녀보면서 고급스럽고 비싸 보이는 브랜드 디자인을 한번 보세요. 디자인은 별거 없을지라도 통일감 하나는 잘 잡혀 있습니다. 브랜딩이 잘 되어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통일되어있지 않은 어딘가에 들어가 보세요. 저렴해 보이는 건 당연하고 그 브랜드의 값어치도 저렴하다고 느낄 겁니다.


5.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디자인

제가 앞서 디자인을 음악과 비교했지만 음악과 차이점이 있는 부분은, 음악은 클라이언트가 아닌 내 만족이 우선시되어야 하고 디자인은 클라이언트 만족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디자인에 필수적인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 디자인을 설명하기 위한 스토리텔링이라고 보입니다. 그저 이쁘고 아름답고 멋있고 좋고~ 뭐 이런 말들로 설득하는 것이 아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 합니다.






나쁜 디자인은? 아니 뭐~ 당연히 좋은 디자인에 반하는 디자인이 나쁜 디자인 아닌가? 라고할 수 있는데요. 네 맞는 말씀이지만.. 그 이외에 다른 몇 가지 더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


1. 과거에 머물러 있는 디자인

디자인을 보면 이게 몇 년도에 제작된 건지.. 대략 가늠이 가능한 디자인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런 디자인들을 일부러 추구하고 의도한 것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변화를 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그 디자인에 머물러 있는 디자인이라면 그것은 나쁜 디자인입니다. 디자이너는 그리고 디자이너는 항상 트렌드에 맞춰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시각적 감동을 주지 못하는 디자인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시각적인 감동을 전해줘야 합니다. 컨셉 자체가 <저질스러운 컨셉>이 아닌 이상 디자이너는 누군가에게 시각적 아름다움을 선사할 의무가 있고, 또 그러한 감동이 있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어야 합니다. 아름답지 못하는 이유는 컨셉을 모호하게 설정하였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이론적인 원인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보는 이들이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좋지 못한 디자인입니다.


3. 디자이너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디자인

저는 그날의 기분과 컨디션이 별로인 날에는 디자인 결과물도 좋지 못하고 만족을 하지 못하게 되어버리더라고요. 물론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죠. 내가 스스로 느끼는 만족은 지속적으로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누군가의 요청에 따라 기계적으로 뽑아내는 디자인을 계속한다면 해당 디자이너는 도태될 수밖에 없고 창의력 또한 죽게 됩니다. 디자이너는 항상 무엇인가를 갈망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만족이 없으면 갈망 또한 없습니다.


이렇게 대략 좋은 디자인과 나쁜 디자인을 구별해보았는데 이해가 대략 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이제 막 시작하는 신입 디자이너라면, 그리고 누군가의 디자인을 컨펌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 고민해주셨으면 합니다.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한민국은 디자이너를 존중하지 않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