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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루 Aug 16. 2023

당신의 일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직원이 면담을 신청했다조직개편으로 새롭게 추가된 업무가 부당하다며이의를 제기했다자신의 급여가 낮기에 새로운 일을 부여하려면 급여를 올려주거나그렇지 않으면 자신은 받은 만큼만 일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직장에서 보상과 관련하여 흔히 발생할  있는 장면이며이와 관련된 몇 가지 일화를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자원봉사자

하루에 4시간씩 오랜 기간 지역사회에 자원봉사활동을 하셨던 분이 있었다. 그러던 중, 지자체에서 모든 봉사자에게 하루 일당 1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 자원봉사자는 생각지 않던 보상에 감사하게 되었다. 몇 년 후, 지역 의회에서는 복지시설 건립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자원봉사자의 일당 5천 원으로 삭감하기로 하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그 자원봉사자는 봉사시간을 2시간으로 줄이게 되었다. 


어린아이

지역 도서관에서 책 읽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동네 아이가 있었다. 아이가 성장하자 부모는 체계적으로 학습을 시키기로 하고, 하루 일과표와 학습 과제를 주게 되었다. 그러자 아이는 책 읽는 것 대신 숙제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였고, 부모는 그동안 원해왔던 핸드폰 게임을 할 수 있게 해 줬다. 그렇게 시간을 지나자, 아이는 게임을 하게 해주지 않으면 공부를 하지 않게 되었다.


바닷가 공원 갈매기

내가 사는 바닷가에 공원이 조성되었다. 시민들의 방문이 많아졌고 일부 시민들이 새우깡을 갈매기에게 주자, 많은 개체의 갈매기가 공원 난간이나 가로등에 앉아 상주를 하게 되었다. 이제 공원의 갈매기들은 더 이상 야생의 사냥법을 잊어버리고 새우깡에 종속된 생활을 하고 있다. 



위 일화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보상이 원래의 목적을 대체하는 주객전도의 현상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개인이 원래 가지고 있던 선한 의도, 자율성, 진취성은 사라지고 보상에 길들여짐으로 '내가 받은 만큼 일한다'라는 사고가 자리 잡게 된다. 그렇게 되면 '벼룩 효과"와 같이 내가 하는 일의 범위와 한계를 만들고 이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세상에 도움을 주겠다는 선한 의지, 주도적 학습 태도, 새로운 도전이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 등은 투명 컵에 갇힌 벼룩처럼 잊히게 된다.

"벼룩은 강력한 뒷다리를 가지고 있어서 1미터가 넘게 점프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캔 안에 가두어 두면, 벼룩은 캔 뚜껑에 부딪히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점프 한계를 정해 놓게 된다. 이후, 캔을 없애도 벼룩은 스스로 정해 높은 점프 한계를 넘지 못하게 되는 것을 벼룩 효과라고 한다"


보상은 중요하다특히보상이 급여일 경우에는 우리의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이런 보상은 내가  행동에 대한 대가로 따라오는 것이지보상 자체가 행동의 목적이 되면 자원봉사자의 선량한 의도는 약해지고책을 좋아하는 아이의 학습 주도성은 사라지게 되고갈매기는 가축이 되는 것이다직장을 다니는 것은 당연히 생계를 위한 것이지만, 생계를 넘어서 직장을 다니는 목적은 사회생활을 통해 사회의 일원이 되고난관을 통해 성장하고 어른이 되고사회에 필요한 시민이 되고개인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우리가 진정으로 목표로 두어야 하는 보상은 이와 같은 본질적인 삶의 목적 달성이 되어야 하지게임시간새우깡 같은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동기-위생 이론에 따르면 사람의 동기부여는 만족감을 높이는 동기 요인(칭찬, 성취감, 책임감 등)과 불만족을 낮추는 위생 요인(청소상태, 작업환경, 관리 감독 등)으로 나누어진다. 돈, 게임시간, 새우깡과 같은 보상 항목은 위생 요인에 해당하는 것으로 많은 보상이 불만족을 낮출 수는 있지만, 만족감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즉, 청소상태와 같은 이 위생요인들은 어느 정도만 된다면 더 이상 동기부여를 하지 못하게 된다."


업무적으로 자주 연락을 주고받았던  노무사님은 본인이 오랜 기간 노무업무를 담당하면서 자신의 급여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많은 사람들 보아 왔는데이분들은 대체적으로 급여보다 적게 일하는 편에 속했다고 한다. 반면, 급여에 개의치 않고  자체를 좋아하며 활동적으로 일하는 분들이 있었는데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는 결과적으로 이분들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높은 급여를 받았다고 한다보상(報償)의 사전적 의미는 1. 남에게 진 빚 또는 받은 물건을 갚음. 2. 어떤 것에 대한 대가로 갚음이다. 즉 먼저 일이 있고, 이후에 보상이 있는 것이다. 일을 한 것에 대한 가치의 보상이기 때문에, 보상은 항상 뒤에 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받은 만큼 일한다는 것보다는 일한 만큼 받는다  타당해 보인다고  것이다니, 보상을 미리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 보니 행복해지는 것이고, 보상받아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다 보니 좋은 보상이 따르는 것이 세상의 이치 것이다.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에 하나는 이들이 금전적인 보상 자체를 자신의 일에 목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어쩌면, 이들은 주어진 일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밑바닥에 깔린 상태에서는 어떤 결과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기대를 낮추면 모든 결과들이 생각지 않았던 '신의 선물'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신의 선물은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한다. 심신의학에서는 인간의 몸과 마음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음이 기쁘면, 몸도 건강해진다고 한다. 작은 성취감으로 기분이 좋아지면, 우리의 몸도 좋아지고, 열정도 높아져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에 자연스럽게 탑승하게 될 것이다. 성공의 선순환 구조의 기류를  되면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내공이 복리로 이게 되고그것이 결국에는 남들이 감히 넘볼  없는  경쟁력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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