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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루 Jan 07. 2021

직장에서의 하얀 거짓말

사람을 대하는 업무를 하다 보니, 하루에도 여러 사람들과 Communication 해야 한다. 이것은 개인 면담이기도 하지만, 사내 행사나 프로젝트 결과 공유회, 타운홀 등을 통해 공식석상에서 말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나를 돌아보았을 때, 내가 한 말들에는 하얀 거짓말들이 분명 있었다. 


개인 면담 자리에서의 하얀 거짓말


면담 대상자들을 캐릭터 화하여 그룹으로 만들 수 있는데, 그중에서 재미난 그룹이 Self-awareness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흔히 자기 자신이 아주 올바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고 마치 자신은 이를 모두 위에서 쳐다보는 big boss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주변의 공통된 평판은 말만 하는 사람,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는 사람, 혼자 가는 사람 등으로 불린다. 


재미난 것은 나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과 면담을 하면서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경험적으로 이것은 면담을 피곤하게 만들고 시간만 길어져 내 본업을 방해할 뿐이다. 이런 Self-awareness가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수동적인 수긍 또는 좋은 말로 받아치면서 최대한 빠르게 면담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단언컨데, 이런 분들은 그 누가와서 이야기하여도 바꿀 수 없다. 나는 지금까지 영화에서 처럼, 40~50대 직장인이 어떤 계기를 통해 갑자기 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직급이 높아지면 높을수록 주변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것은 더더욱 힘들어진다. 따라서 Self-awarness가 떨어지는 고집불통이 되기 십상이다. 이들을 위한 하얀 거짓말이 도를 지나치면 아부와 아첨이 판을 치게 된다. 그러나 나의 오랜 관찰 결과에 따르면, 이렇게 Self-awaweness가 떨어지는 분들은 대게 한 번에 훅~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의 Self-awareness 감각은 이상이 없는지, 해가 가면 갈수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다양한 분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자신에 대한 피드백을 항상 요청하는 습관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참고. 나쁜 피드백을 들었을 때는 절대 "그런데, 그러나"를 사용하면 안 된다. 이 단어를 사용하는 순간 상대방은 앞으로 평생 피드백을 당신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좋은 피드백을 들었을 때, "다른 분들이 밥상 차려 주신 것이고 저는 숟가락만 놓았습니다"라고 겸양을 떠는 것도 그다지 좋지는 않다. 제안을 드린다면, 그 피드백이 쓰던, 달던 피드백을 준 것 자체에 "감사합니다"라고 응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접근 방법이라 생각된다. 



하얀 거짓말이라는 배려

사람들에게는 좋을 때와 슬플 때가 있다. 슬프거나 의욕이 없을 때는 그 어떤 보배 같은 말이라도 들리지 않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너는 나약하다, 비겁하다 등의 말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상처, 트라우마, 콤플렉스, 치부가 있다. 이것들은 마음이 치유될 때까지 상처가 덧나지 않게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상대방에게 건설적인(비판적인) 피드백을 줄 때 매우 조심해야 하는 것은 그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 못한 사람에게는 상처를 덧나게 할 수 있는 건설적인 피드백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인정, 격려, 위로와 가벼운 따뜻한 한마디가 더 필요하다. 때론 하얀 거짓말이 약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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