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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키 IKE Feb 25. 2024

첫 만남

어느 30대 여자의 연애스토리, 그 시작

*여기서 우리는 남자친구와 저의 관계를 의미합니다.


우리의 첫 만남은 소개팅의 전형적인 루트라고 할 수 있는 지하철 역 출구 앞에서 시작됐다.


“금요일 저녁 7시에 논현역 3번 출구에서 뵐게요 “


무난하게 토요일에 볼까 아니면 금요일 퇴근길에 볼까 고민하다가 아무래도 금요일 저녁이 좋겠다 싶어서 금요일로 제안했고 그날에 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소개팅할 때는 만나기 전에 많은 대화를 주고받는 걸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왜냐면 아무리 호감이 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만났을 때 느낌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만남이 있기 전까지는 되도록 말을 아낀다.


다시 우리의 만남으로 돌아가, 어쩐지 이 만남이 잘될 거 같다는 생각에 홀로 김칫국도 마시며 금요일 하루종일 일이 손에 안 잡히는데도 꾸역꾸역 하면서 이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승천하는 광대를 본 옆자리 과장님이 무슨 좋은 일 있냐고 묻기를 반복했다는 후문ㅎㅎ


6시 퇴근시간이 되자 부랴부랴 자리를 나섰다. 신분당선을 타고 논현역까지 가면 대략 몇 분, 도착 시간까지 시뮬레이션 돌리며 긴장 반 설렘 반 마음을 안고 장소에 도착했다.


나 : 저는 방금 도착했는데ㅎㅎ 혹시 근처이세요?

그 : 앗 도착하셨어요? 저 잠깐 은행 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중입니다!

그 : 금방 갈게요

나 : 아 네네~ 천천히 오세요


우리는 그렇게 역 앞에서 만나 어색한 인사를 주고받고는 그가 미리 예약해 둔 식당(스시롭다)에 갔다.


사실 소개팅은 장소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식당에 테이블 간격이 너무 좁으면 당사자 입장에서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식당에서 옆 테이블이 소개팅이라는 사실은 숟가락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어쩐지 편안하게 대화하는 게 어려운 성격이라서 테이블 간격이 넓거나 차라리 룸이면 더 좋다.


그는 다행히 센스가 있었고 룸을 예약해서 마음이 한결 놓였다. (하지만 방음이 안되어 뒤에 손님 이야기 소리를 다 들을 수는 있었지만ㅎㅎ) 처음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누는데 어쩐지 강한 끌림(?) 같은 기운이 느껴졌다. 우리는 사케 1병을 두고 약 두 시간가량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고, 그의 제안으로 분위기 좋은 와인바에 2차를 가고 거의 막차 시간이 임박해서야 헤어졌다.


첫날 느낌은 분위기가 좋았고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는데 그도 마찬가지였는지 이틀 후인 일요일에 영화를 보자는 에프터를 받았다.


(이 이야기는 계속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많관부! : ))

*실제 대화 주고받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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