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로 보낸 (오픈북) 테스트의 처참한 결과
개강 사흘 전에야 파리에 도착하는고로 레벨테스트 시험지를 이메일로 미리 받아 풀고 제출하기로 했다. 지속적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혼자 공부한 기초 프랑스어 책이 두 권인데 초급 두번째 단계인 A2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어 해당 시험을 요구했다.
시험지를 받아보니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만 나온 데다 인터넷에서 살짝 컨닝도 했기에 다 맞을 자신이 있었다. 너무 올킬을 해버리면 컨닝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태연하게 형용사 성수일치를 (귀엽게) 하나 정도 틀려 줬다.
“이거 풀어보니까 다 너무 쉬운데 그 다음 반 시험을 다시 치르는건 어떨까?”
라고 쓴 이메일에 답지를 첨부해 보냈다. 그러자 답장,
“원장님이 그래도 A2반을 추천하시더라. 오랄테스트를 안했으니 혹시 레벨이 너무 낮으면 나중에 바꿔도 돼.”
채점지를 확인하니
아... 이 정도면 A2에 받아 주시는 것이 다행.
일단 보기 좋게 시험지 첫 줄 이름 쓰는 칸 부터 빨간펜..
영어든 이탈리아어든 name, nome 다 내 ‘이름’을 가리키는데 프랑스어는 nom이 ‘성’인듯 했다.
A2 수업을 듣기 위한 테스트이므로 시험 문제는 A1 과정에서 나왔다.
첫번째 문제들은,
현재 동사변화
Vous ___ français? (es, est, êtes)
의문사 만들기
___ vous parlez français? (Que, Est-ce que, Qu’est-ce que)
나이 표현
___ 18 ans. (Je suis, J’ai, J’ai les)
관사
J’habite ___ Paris (en, à, à la)
소유격 형태
Monsieur Martin et ___ femme sont très sympathiques. (sa, son, leur)
등이었는데 괄호 안에서 답을 고르는 형태라 무난했다.
두번째와 세번째 문제들은 현재형 동사변화인데,
mettions처럼 동사변형이 헷갈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분명히 문제에 현재형(conjuguer au présent)을 쓰라고 명시돼 있었음에도 불구, 의미가 좀더 자연스럽다고 dormir 과거를 썼다 보기좋게 틀리기도 했다.
그 뒤 세줄짜리 쉬운 독해 문제가 있었고 마지막으로 ‘자기소개를 하시오’에 이렇게 썼다.
프랑스어에는 고유명사들이 그냥 소문자인가 보다. Français가 아니라 français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