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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남방 Feb 22. 2020

파리의 한 스타벅스

파리의 카페



흔히 말하는 별다방. 파리의 한 스타벅스 이야기를 하려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큰 체인을 가진 카페. 간혹 집에다 지갑을 두고 왔어도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유일한 결제 어플 때문에 커피라도 한 잔 사 마실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진 곳이다. 서울처럼 많은 것은 아니지만 파리에도 꽤 많은 수가 있어 자주 애용한다. 그중, 두 곳을 자주 가게 되는데 집에서 버스를 타면 10분 거리에 하나가 있고 사무실 길 건너편에 하나가 있다. 주로 이용하는 두 곳 중 한 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별다방에서 보통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왜냐면, 프랑스의 카페에서 차가운 커피를 쉽게 볼 수는 없으니깐. 물론, 예전보다는 많이 생긴 것 같다. 그게 아니면 라떼이다. 달달한 게 먹고 싶은 날은 라떼에 바닐라 시럽을 추가하거나 더블샷 아이스커피를 마시곤 한다. 보통, 출근한 날이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작은 것을 한 잔 마신다. 그러면 2.95유로.


하지만 오늘은 집 앞에 오는 카페이니, 주로 라떼를 주문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두 가지의 일을 한다. 운동을 가거나 카페에 가거나. 이게 어느새 병적인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주말 아침이면 늦잠도 늘어지게 잘 법한데 몸이 피곤하지 않고는 알림이 울리는 시간에 일어나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거의 빈 속에 오는 경우가 많아 속에 부담이 덜 되는 따뜻한 라떼 한 잔을 주문한다. 라떼, 중간 사이즈의 가격은 4.45유로.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데 여러 체인점의 커피를 두고 맛을 평가하는 영상이었던 것 같다. 별다방은 라떼를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고 하였고, 그 말을 들어서인지 라떼를 마실 때면 맛이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이름에 들어가는 'ㅎ' 때문에 프랑스인들은 발음을 하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이름 대신 KIM.



별다방을 좋아하는 이유는, 편히 책을 읽거나 글을 적을 수 있다. 인테리어가 어딜 가든, 사실 동일하거나 비슷하니 조금 지루한 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게 낯선 곳에서는 편안함을 가져다준다. 여행을 가서 괜한 낯섬에 불안해질 때나 여행의 기록을 몰아서 적어야 할 때, 별다방을 찾는다.


집 근처에서 가까운 별다방은 지하철 7호선 Les Goblins과 Censier-Daubenton역 사이에 있는 카페이다. 몽쥬 광장이 가까워, 몽쥬 스벅이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은 좁다. 카페 자체가 작으니깐. 그런데 오스만 풍의 건물 모서리, 1층에 위치하고 있어 시야가 열려있다. 좁지만, 답답하지는 않은 느낌. 여름에는 햇볕이 강하니 차양막을 내리지만 겨울에는 그 귀한 것이 카페 깊숙한 곳으로 들어온다.


그러면 햇볕이 잘 들고 풍경이 잘 보이는 자리를 찾게 되는데 그게 고작 몇 자리이다. 그래서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오게 되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사람이 덜 붐빌 때. 그 자리에 앉아 책 몇 줄 읽거나, 글을 적거나. 그것도 아니면 도면을 그린다는지 설계일을 한다.


아침에 회사를 가듯, 수업이 있으면 학교에 가듯. 주말 아침이 되면 어느 한적한 카페로 가 정해둔 일을 하나씩 해결하는데 마음도 차분해지고, 생산적인 일도 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도 풀린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하나의 취미가 되었다. 주말 아침에 카페를 찾아가는 일이.


나의 글은 밖으로 보이는 이곳의 풍경과 꽤나 닮았으면 좋겠다. 몇 년 만 에 만나는 누군가의 사랑이 창 밖으로 펼쳐지는 상상도 해보았다. 그러면 나는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창틀 너머로 힐끗 바라보며 남몰래 얼굴을 붉힐지도 모르겠다. 밤새도록 펼쳐질 그들의 묵혀둔 이야기들을 마음대로 지어내 보면서. 내가 쓰던 소설을 마무리하게 된다면 카페에서 보이는 풍경은 아마 가장 중요한 페이지의 배경이 될 것이다.





Starbucks, Monge

118 Rue Monge, 75005 Paris


아침 일곱 시부터 저녁 일곱 시 반까지

(일요일은 아침 여덟 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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