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도 언급했던 것이지만, 나는 한국에서 최고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초호화 그런 걸 누리고 있다는 게 아니라. 가지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다할 수 있는 한경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편안함이 항상 느껴지고 때론 지루함과 게으름까지 찾아온다. 이것에는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성장과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그래서 여행을 시작했다.
"말도 안 통하는 해외에서 혼자서 살아보는 경험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사소한 아이디어에서 말이다. 그 과정에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서비스, 관광지, 사람, 문화 등을 만나는 것도 아주 즐거운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시간이 쌓이다보니 나도 모르게 조급해졌다.
여행을 하느라 한국에서보다 2배는 더 열심히 살고 있기에 심리적, 육체적으로 지친 것도 한 몫한다. 또한 경제적인 한계도 분명히 있다. 여행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손실이 커지니, 자동으로 조급해진다. 또한 특별한 경험을 자주 하면서 나도 모르게 특별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가지게 된다. 그래서 많이 조급해졌다.
한국이라는 편안한 환경에서 고요한 심리상태를 유지했던 이전의 나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여기서는 이런 방황과 혼란이 매우 흔하다. 나의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아들이 이런 것 없이 좋은 것만 경험했으면 좋겠다 싶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쟤는 돈 내고 여행가서 왜 사서 고생하나 싶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었다. 고통 속에 들어가 있을 땐 그런 생각이 안 들지만, 다양한 시련을 이겨내면서 나는 더 성장하고 싶었다. 그건 내 인생의 중요한 자산이 될 거라 생각했고, 동시에 내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나눌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은 힘들어도 스스로 정해준 적당량인 80일을 채우고 한국을 돌아가면 어떨까 싶다. (추석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