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의 첫 번째 시작
안녕하세요. 구제석입니다.
저는 7년 차 software engineer입니다. 미국과 한국 IT 업계에 몸담으며 많은 프로젝트를 출시하는데 크고 작게 기여하였습니다. 처음으로 만든 제품이 고객에 의해 작동되고, 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순간은 강렬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가치가 인간의 감정으로 변화되는 과정은 저에게 중요한 동기가 되어고, 직장 생활과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을 지탱하는 가치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의지와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은 늘어났고, 주관을 관철하며 업무를 이어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저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반드시 해야 되는 성격의 사람입니다. 필라델피아에서 예술학교를 졸업하고 H1B 취업 비자를 겨우 얻어 3년에 걸쳐 안정기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돌연 창업이 하고 싶어 졌고, 한국으로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귀국하였습니다.
국내에서 IT 창업을 하려면, 대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익혀야 될 것 같아 여러 번의 구직 시도 끝에 대기업에 입사를 하였습니다. 3년간 대기업의 업무 방식을 배우며, 팀을 이끄는 리더십을 키우고 싶었지만 경력과 사내 정치력이 충분치 않아, 스타트업으로 이직하여 팀을 꾸리고 1년간의 준비 끝에 서비스를 출시하며 갈망했던 팀빌딩과 매니지먼트를 학습하였습니다.
일련의 과정 끝에 고액 연봉을 손에 쥐고, 만족스러운 IT 커리어를 쌓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원래의 목표였던 창업이 바쁜 일상의 업무에 가려질 때가 많았습니다. 직장생활의 고정수입은 놓기 힘든 유혹이었습니다. 리스크는 지지 않고, 여전히 주체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 나의 미래가 누군가의 KPI에 좌지우지되는 상황들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 퇴사를 결정하고 본질적인 목표였던 창업을 실행하기 위 잠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마지막 팀에서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마음속에 엉켜 있던 생각과 감정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커짐을 느끼고, 이를 정리해 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랜 기간 몸 담았던 IT 서비스에서 느꼈던 위화감들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IT를 기반으로 한 사업은 대부분 스크린 속 Interface가 주를 이룹니다. web이든 mobile application 이든 사용자들은 같은 틀 안에서 서로 다른 콘텐츠를 소비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인간성의 결여가 발생한다고 느꼈습니다. '직접 만나지 않고도'가 대부분의 IT 사업에 핵심이고, 그런 효율 때문에 우리는 점점 더 차가워진 세상에 사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Ready Player One 은 좋은 영화이지만 저는 그런 세상에 살고 싶지 않습니다. 기왕이면 자동으로 신발끈을 묶어주거나, 하늘을 나는 호버 보드 정도가 다인 back to the future 같은 미래가 더 좋습니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IT 사업은 스타트업 경제와 맞물려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 자본금을 기반으로 성장해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빠른 성장은 주요한 키워드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사업체는 합법적인 선안에서 가능한 수치를 보기 좋게 부풀리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합니다. 때로는 역량을 넘어서는 과제도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단행할 때가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생각되나, 저의 시각으로는 불투명한 미래에 저당 잡힌 체 약간의 거짓말을 하며 현재를 희생하는 것으로 비칠 때가 많았습니다. 어떤 조직이든 테라노스 같은 면이 조금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이런 경향이 저와 맞지 않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퇴사 후 그동안 읽었던 수많은 책들을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그중에서도 '로컬의 미래',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3권의 책이 현재 저의 사고방식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명감, 주체성, 방향성 측면에서 3명의 저자와 크게 동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를 위한 주체적인 삶을 위한 태도 (방향성)를 아래와 같이 정의하였습니다.
인간적인 감정과 연결되는 일
손에 잡힐 수 있는 규모의 자율적인 성장
조화로운 세상을 위한 일
무엇을 할 것인지 먼저 결정하기 전에, 3가지 요건에 걸맞은 일은 무엇인가를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제프 베조스의 Day 1처럼 (Amazon이라는 회사는 인간적으로 좋아하진 않지만..), 훗날 오늘을 돌아보고, 오늘의 결심이 잊히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Day1이라는 이름을 차용하였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여정을 기록하고, 기록을 통해 가고자 하는 방식으로 가고 싶은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2022.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