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차. 보상에 집착하기
오늘 시험 하나를 끝냈다. 벼락치기 하나를 마무리한 것이다.
시험이 끝나고 이후에 수업이 휴강이니 쉴 수 있다고 좋아해야 할 텐데 반대로 이 피곤함을 보상받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이 끝났고, 잠도 줄여가며 공부하고 몸도 피곤한데 빠르게 즐거워지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 방법으로 간식이 떠오른 것은 빠져나간 체중을 되돌리려는 몸의 작용일 수도 있고,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가까운 편의점만 5개가 넘고, 마트가 있고, 카페는 더 많았다. 비타500과 사탕이 있었는데, 둘 다 좋아하지 않다보니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보면 확실히 배고픔은 아니었다.
다행히 피곤함이 그 식욕을 이겨서 침대에 누운 채로 시간을 보냈는데, 유튜브로 디저트를 찾아보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중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필요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나한테 필요한 것인 것처럼 집착할 수가 있다고?
이유는 중요하지 않고, 일단은 간식을 참았다는 사실과 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남았다. 다른 공부도 해야 하고, 바쁘다고 어지럽혀 놓았던 책상이 눈에 들어와서 물건을 정리했다. 그러고 있다 보니, 물건을 버리는 것처럼 식욕도 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넷플릭스에서 미니멀리스트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고, 필요한 것과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뉘앙스의 영상이었던 기억이 있다. 휴대폰에서 필요 없는 앱을 지우듯,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듯 가짜 배고픔이라는 것들도 떨어뜨려 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만 실제로 나는 먹는 행위에서 정말 행복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식욕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기보다 더 많이, 더 자주, 내 건강을 해치면서까지는 추구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지난 폭식처럼 나를 행복하게 해주던 것이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처럼 간식 생각에 다른 즐거운 일도 않고 우울해했던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 시간에 다른 즐거운 일을 하거나 부족한 잠을 잘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무엇이든 과하면 독이 된다고 하는데, 내가 음식이 주는 행복에 집착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행복과 집착, 중독의 어딘가에 있는 대상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