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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nag Oct 21. 2024

나 책임지기

4일차. 보상에 집착하기

오늘 시험 하나를 끝냈다. 벼락치기 하나를 마무리한 것이다.


시험이 끝나고 이후에 수업이 휴강이니 쉴 수 있다고 좋아해야 할 텐데 반대로 이 피곤함을 보상받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이 끝났고, 잠도 줄여가며 공부하고 몸도 피곤한데 빠르게 즐거워지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 방법으로 간식이 떠오른 것은 빠져나간 체중을 되돌리려는 몸의 작용일 수도 있고,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가까운 편의점만 5개가 넘고, 마트가 있고, 카페는 더 많았다. 비타500과 사탕이 있었는데, 둘 다 좋아하지 않다보니 먹고 싶지 않은 것을 보면 확실히 배고픔은 아니었다.


다행히 피곤함이 그 식욕을 이겨서 침대에 누운 채로 시간을 보냈는데, 유튜브로 디저트를 찾아보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중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필요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나한테 필요한 것인 것처럼 집착할 수가 있다고?     


이유는 중요하지 않고, 일단은 간식을 참았다는 사실과 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남았다. 다른 공부도 해야 하고, 바쁘다고 어지럽혀 놓았던 책상이 눈에 들어와서 물건을 정리했다. 그러고 있다 보니, 물건을 버리는 것처럼 식욕도 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넷플릭스에서 미니멀리스트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고, 필요한 것과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뉘앙스의 영상이었던 기억이 있다. 휴대폰에서 필요 없는 앱을 지우듯,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듯 가짜 배고픔이라는 것들도 떨어뜨려 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만 실제로 나는 먹는 행위에서 정말 행복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식욕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기보다 더 많이, 더 자주, 내 건강을 해치면서까지는 추구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지난 폭식처럼 나를 행복하게 해주던 것이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처럼 간식 생각에 다른 즐거운 일도 않고 우울해했던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 시간에 다른 즐거운 일을 하거나 부족한 잠을 잘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무엇이든 과하면 독이 된다고 하는데, 내가 음식이 주는 행복에 집착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행복과 집착, 중독의 어딘가에 있는 대상이 있을까?


어쩌다보니 받아 가지고 있는 간식, 음료와 사탕 모두 좋아하지 않아 다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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