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차. 나에게는 늘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모처럼 여유로운 아침을 보냈다.
최근 수면 시간이 줄어든 관계로, 어제는 9시가 되기도 이전에 잠들었다. 덕분에 오늘 5시 반에 눈을 떴는데, 미적거리며 러닝, 스트레칭, 목욕을 한 이후에도 7시 반이었다.
아침에는 늘 느리다. 날이 추워질수록 이불 속에서 미적거리는 시간이 늘어날 테니 앞으로 더 느려질 일만 남았다. 짧은 강의를 들으려다 졸려서 다시 잠을 짧게 자고 나면 8시다. 다시 말짱해진 정신으로 10시의 수업 전까지 강의를 들으면 된다.
아침의 시간은 하루 중 내가 가장 긍정적이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다. 자고 나서 가장 컨디션이 괜찮은 시간이고, 러닝과 스트레칭도 분명 도움을 주고 있을 것이다.
배가 고프지만, 그 시간만큼은 여유가 앞서서 식욕도 들지 않는다.
아침의 여유 같은 일이 오후에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업을 듣고, 오후에 아르바이트 할 생각을 하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걸 후회하곤 한다. 막상 가게에 가면 일 하느라 딴생각이 들지 않아 자기 전까지 피곤을 잊을 수 있겠지만, 아직 몸이 적응하고 있는 단계인 것 같다. 이렇게 오후로 갈 수록 아침에 충전해 둔 여유는 닳아 없어진다.
나는 느린 편이다. 무슨 물건을 살 때도 조급해하기보다는 한 달을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있다가 흥미가 떨어져서 사지 않는 일이 많고, 무슨 일에 적응할 때도 느려서 아르바이트의 경우 실수하지 않으려면 가기 전부터 머릿속으로 해야 하는 일들을 돌려보며 에너지를 써야 한다.
내 여유와 행복도 느림에서 나온다.
조용한 시간은 항상 나에게 필요한 것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진정할 수 있는 시간 말이다.
아침 시간에 조용한 시간을 가지지만 아무래도 부족함을 느낀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래도 일상에서 진정하고 쉴 수 있는 시간이 자주 필요하다. 바쁠 때는 단 간식이 그 여유를 대체해 주기도 하지만, 진정으로 쉴 수 있는 시간이 더 건강한 방법인 것은 당연하다.
지출이 많지 않고 모아둔 돈이 있으니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공부에 집중하는 게 나를 위한 일일까,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무책임하게 그만두지 말고 앞으로 돈이 필요한 일이 생길 수 있으니 그냥 하는 게 더 현명한 일일까? 계속 고민하고 있지만, 이 고민에 대한 결론도 아주 느리게 내릴 것이 분명하다.
당장에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오늘은 간식을 먹지 않을 것이고, 나는 오늘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