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끝날지도 모르는 암투병 관찰기
4월 20일. (토)
어머니가 3일째 집에를 못 가셔서 아침에 교대를 하러 일찍 병동으로 왔다.
주말엔 회진이 없고, 어제까지 주치의에게 들은 설명으로 봐서는 그저 상태가 호전되길 바라며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아버지는 이번에는 항암주사를 맞기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입원했으나 급격히 상태가 나빠져 5일째 입원 중이다.
항암주사실이 있는 혈액종양내과 병동에 입원했다가 호흡기내과 병동으로 이동했다.
이 병원은 다인실의 표준병실이 3인실이다. 병실을 이동하면서 3인실이 없어서 임시로 4인실로 들어왔다. 이 4인실의 구조가 N.S 바로 앞에 있는 Semi I.C.U 기능을 하기 위해 설계된 것으로 보이는데 3인실 보다 프라이버시는 약간 떨어지지만 오히려 병상과 보호자 침대사이의 공간이 넓어 모니터와 산소공급장치를 놓고 지내시기에는 더 좋겠다는 판단이 들어 3인실에 빈자리가 나와도 그냥 있기로 했다. 그리고 병실 바로 앞에 데이룸(휴게실)이 있어 병실 밖에서도 아버지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슨 병원 후기라도 쓰는 것 인지...)
병실에 계신 아버지와 모니터가 보이는 데이룸 자리에 앉아 있다.
이 병원은 GE의 케어스케이프를 쓴다. 다른 회사 제품도 그렇겠지만 10미터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도 숫자가 매우 잘 보인다. 노안이 와서 가까운 데 보는 것만 힘들지 아직 시력이 나빠진 건 아니네. 속으로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는다.
주말 오전. 이렇게 평온한 병동에서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뭘 알아봐야 할지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암투병기를 읽고 있으니 인지부조화 상태가 되는 것 같다.
그냥 아버지가 다 털고 일어나서 집에 가자 하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