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호랑이입니다.
살아가며 마주하는 질문과 그때 답이라 생각한 것들을 적고 있습니다. 비록 나중에 틀릴지라도요.
와인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커뮤니티 기반 와인 어플들의 실패 이유는 사실 굉장히 단순하다. 유저들이 그 어플을 써야 하는 분명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트위터처럼, 페이스북처럼, 인스타그램처럼 만들어 놓고서 '와인을 이야기하세요' 이렇게 외치면 사람들이 과연 그 어플을 쓸까? 여전히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 안에서 와인 이야기를 할 뿐이다.
당연하게도 소셜 미디어의 근본적인 욕망은 '보여주고'. '드러내고'. '자랑하고'. '관심받고'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미 소셜 미디어의 대표 주자들이 한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어플들은 이런 근본적인 욕망을 전혀 채워주지 못한다. 거기다 비슷한 디스플레이로 구성을 한다면 누가 대체 쓰겠는가.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봐주길 바라는데 유저가 거의 없는 어플을 쓰려고나 할까. 타인의 관심이 없으면 SNS 존재 이유도 없다.
초반에 잠깐 열심히 할 순 있어도 결국 다 돌아간다. 그렇게 반짝 뜨고 사라지고, 반짝 뜨고 사라지고 한 어플들만 여럿이다. 지금 살아있는 와인 어플을 보면 특정 유형의 어플로 동일한 성격을 가지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그만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표나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인데, 그런 정보가 흐르지 못하는 단순히 '소통 하세요', '일상 공유 하세요' 같은 소구로 홍보하는 모델은 전멸할 수 밖에 없다. 이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니라면 이렇게 시장 기반이 크지 않은 곳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물론 여기에는 지속성 없고 추진력 없는 광고와 홍보도 한몫한다.
단순히 와인 유저들끼리 노는 커뮤니티로 간다면 이미 기획 단계부터 실패인 셈이다. SNS에 대한 이해도가 절실하다. 애초에 다른 혜택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소셜 미디어 환경은 굉장히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판을 만들어봤자 유령 어플로 남는 것밖에 없다. 지금껏 많은 어플들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