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시를 쓴다는 것 - '시알못'입니다만...
영화는 실존하는 시인의 이야기지만, 딱히 그의 일대기를 보여주지는 않고 그렇다고 시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다. 우정담 혹은 러브 스토리라기엔 어딘가 어설프고. 좋아하는 시가 몇 있는데,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시는 하나도 없다. 이 영화도 약간 그런 느낌이다. 뭔가 이해할 것 같은데 조금 애매모호한.
영화엔 내가 로망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나온다. 가령, 무언가에 취해 삶을 향유하는, 사회에 반기를 들고 혁명을 꿈꾸는, 또한 하고 싶은 말을 할 줄 알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줄 아는. 다 용기가 필요한 듯 필요하지 않은 사실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들이다.
영화를 보고 '순환'에 대한 개념이 인상에 남는다. 삶과 죽음, 꼭 육신이 아니더라도, 무언가가 오고 가는 것에 대해 많이 궁금해졌다. 시인이 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사람이 산다는 것은 어쩌면 한평생 순환에 대한 시를 쓴다는 것이 아닐까.
Another lover hits the universe.
The circle is broken.
But with death comes rebirth.
And like all lovers and sad people,
I am a poet.
또 다른 사랑이 우주에 나타난다.
순환이 깨진다.
그러나 죽음과 함께 새로운 생명이 온다.
그리고 모든 연인과 슬픈 이들처럼
나는 시인이다.
- 앨런 긴즈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