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SW 2019 (2)
아침에 TV를 켜면 SXSW 소식이 뉴스 헤드라인을 도배한다. 대개 어떤 유명인사가 오스틴을 방문했으며, 주목할 만한 콘퍼런스에 대해 간추려 전해준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짧은 뉴스를 있었는데 국가별 SXSW 2019 방문객 집계 내역이었다. 브라질이 6천 명으로 가장 많았고, 두 번째로 일본에서 1천3백 명 가까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브라질이야 텍사스에서 그렇게 먼 나라가 아닐 터라(물론 많이 왔지만) 이해되지만, 일본에서 무려 천명 넘게 방문한 부분에 대해선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었다.
이번 Trade Show에서 일본은 40개 팀(기업)이 참가했고 7개의 대표 테마 기술을 콘퍼런스에서 선보였다. 무엇보다도 일본 광고업계 1위 ‘덴츠’와 스타트업간 컬래버레이션은 전시관에서 단연 인기였다. 인간의 DNA를 분석해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주는 3D 프린팅 초밥 기계를 비롯해 명함에 AR인식 기술을 넣어 휴대폰으로 명함을 비추면 대상의 얼굴이 나오게 하는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여기에 ㈜‘미쓰비시전기’는 엔지니어들의 외국어 소통을 돕고자 AR기술을 통한 번역 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이 번역 서비스는 번역 오차가 매우 낮아 향후 실생활에 유용할 것으로 내비쳤다. 이밖에 man-made star (자신만의 별(위성)을 하늘에 수놓을 수 있게 구성)를 비롯해 망가(만화) 번역 서비스 그리고 VR캐릭터 콘텐츠 등이 이목을 끌었다. 일본은 2016년에 300명의 넘게 참가한 가운데 올해는 인터랙티브(VR) 전시에도 대거 참가하면서, Trade Show 뿐 아니라 VR시네마관에도 집중하는 등 전략적으로 이 행사에 집중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올해 Trade Show에서 국가관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아이템은 번역 서비스이었다. 브라질의 문자 메시지 번역 서비스 (ex, 한국어로 문자를 보내면, 스페인어로 번역되어 문자가 도착), 독일의 음원 번역 서비스 (ex. 영어 가사 및 내레이션을 한국어로 번역) 한국의 게임 번역 서비스(ex. 게임 속 영어 자막을 한국어로 번역) 앞서 소개한 일본의 만화 및 엔지니어를 위한 번역 서비스 등을 접할 수 있었다. 아마도 유투버로 세계 속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남에 번역 서비스 질도 높아졌고, 유저에게 편리하게 접근하고자 국가별 경쟁도 치열해짐을 엿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빅데이터 기반 AI 기술력이 보편화 추세 속에 이를 소비자 입맛에 맞게 응용하고 재가공하는 스타트업이 계속해서 탄생되고 있는 현실을 주목했다.
SXSW는 초창기 음악축제로 시작했다. 94년부터 멀티미디어 기술, 영화 등이 포함되었고 90년대 말부터 음악, 인터랙션 기술, 영화 3개가 주축 되어 진행됐다. 그리고 최근 3년부터 음악보다는 VR, AI 그리고 블록체인 바탕의 콘퍼런스가 매우 강화되었고, 상대적으로 음악 쇼케이스는 다소 작아지는 추세에 있다. 이는 유투버의 영향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과거 면대면을 통해 음악을 접하는 시대에서 유튜버로 음악뿐 아니라 아티스트의 철학도 엿볼 수 있으니 유저 또는 바이어 입장에선 굳이 오프라인으로 국가별 음악을 듣고 소비자 반응을 체크할 필요가 없어졌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 영향으로 유럽 및 아시아 아티스트의 공연 비자 발급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입국허가 제한의 증가 추세가 높아가고 있다. 이미 행사기간 중 스코틀랜드를 비롯해 몇몇 유럽 국가는 쇼케이스를 전면 취소했으며, 우리나라도 6개 팀 가운데 3팀이 비자를 못 받을 뻔하기도 했다.
온라인 마켓의 성장 그리고 기술 발전에 따라 이제 해외 오프라인 마켓도 어느덧 변화의 시점에 도래했다.
일본의 전략적인 움직임 그리고 세계 속 스타트업간 기술 경쟁, 오프라인 마켓의 변화....
이곳 SXSW 2019 전시관에서 뼈저리게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