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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생 Dec 22. 2021

오랜만에 국제선 공항에 왔다

출국심사를 마친 후


 하루 종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간이 pcr만 받아봤는데 음성 확인서가 있어야만 해서 최초 PCR 테스트를 받았다. 잠깐 무증상 확진자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했다. 아니겠지.


 장례식 참석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격리 면제 서류를 준비했다. 할머니의 사망진단서를 받았다. 자세히 읽어보고 싶지 않았다.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해서 제출하고 영사관의 빠른 처리가 있기를 바랐다.


 여기저기 할 일들을 하는데 어딘가 나사가 빠진 느낌이었다. 심지어 차에 노트북을 두고 내린 건 아닌가 한참을 걱정했다. 다행히 노트북은 집에 잘 있었다.


 오후 5시쯤 음성 결과서가 나왔다는 연락을 받고 서류를 가지러 가면서 1월에 돌아올 입국 승인 신청을 미리 했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가는 거라 모든 게 마음이 급하고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준비되어있는 서류들로 준비하면 1월 말 입국이 가능할 것 같다고 한다. 할머니께 인사하러 가는 것일 뿐인데 내가 사는 곳으로 돌아오는 게 이렇게 어렵다. 지긋지긋한 코로나.


 예전에는 여권만  챙기면 다른 건  두고 오더라도 금방 준비할  있었다. 오늘은 여권을 챙겼는지 필요한 서류들을 챙겼는지 몇 번씩이나 확인했다.


 격리 면제서, 백신 접종 확인서, 코로나 테스트 음성 확인서 등등... 하노이가 아무리 쌀쌀하고 춥다고 해도 그래 봤자 일 텐데, 2년 만의 한국행에 겨울 날씨가 두렵고 걱정도 된다.


 외사촌 단톡방에 우리 각자 사진첩에 있던 할머니 사진들이 올라왔다. 고왔던 할머니를 그렇게 보니 또 눈물이 차오른다. 그냥 내일 무사히 도착할 때 까지는 정신없는 게 좋겠다.


 텅 빈 면세점도 여유로운 공항도 모두 적응이 안 되지만 무사히 씩씩하게 잘. 다녀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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