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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공작소 Aug 17. 2023

뒷모습

나의 뒷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뒷모습이 아름다움으로 피어났으면 하고 그림으로 그려 봄


취미로 글쓰기 모임에 참가한 적이 있다. 글감을 받으면 그 주제에 맞게 글을 쓰면 되었다.

그날은 뒷모습이라는 글감을 전해 들었다.

글감 뒷모습 단어를 떠올려보건대 돌이켜보면 나는 항상 남의 뒷모습만 신경 쓰며 살았던 거 같다.

어릴 때 가게 앞에서 과자를 사달라는 나의 칭얼거림에도 버릇 든다며 먼저 앞장서서 걸어가시던 엄마의

뒷모습,,, 남편과 연애시절 헤어질 무렵 먼저 등 돌리며 걷던 그의 뒷모습에 왠지 모를 서운함을 느꼈던 감정......

이렇듯 ‘뒷모습’ 단어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다른 이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곰곰이 타인의 뒷모습을 생각하다 보니 나의 뒷모습은 타인에게 어떻게 비쳤을까 궁금해졌다.


뒷모습은 말 그대로 사전상으로는 뒤에서 본모습으로 정의되어 있으니~

나의 뒷모습을 그냥 눈을 감고 상상해 보니 그다지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태어나면서 줄곳 함께했던 나의 영혼과 나는 얼마나 많은 소통을 했던가?


글쓰기 모임에 써냈던 내 글을 소개할까 한다.



뒷모습


잘 지내는지요?

나는 그대의 뒷모습이라오.

거울 속 그대는 앞모습을 바라보고

삶에서도 앞을 향해 달려가며 살고 있지요.

뒷모습이나 그대의 그림자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거 알고 있소.

삶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그대를

나는 묵묵히 따를 수밖에 없소

나 또한 그대의 일부이니 말이오.

그대가 세상을 살아가며 어느 순간

말이 없고 혼자 맥주 한잔 마시며 눈물 지을 때

나는 벽에 그대가 편히 기대는지 궁금해하며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소?

그대의 두 눈은 늘 높을 곳을 향해있소.

남들보다 뒤처질까 조바심 내며

남들보다 조금 앞서야 안도를 하는 거 다 안다오.

그러나 그대여.

완벽이란 자기만족이라오.

꼭 모든 게 완벽할 필요가 없다오.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 발마 추어 살아갈 이유 따윈

없는 것이라오.

그대가 앞을 보며 달려온 세월만큼

나 또한 그대의 뒷모습 세상을 많이 보았소.

앞에서 본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는 잘 모르지만

뒤에서 본 세상도 꽤 괜찮다오.

친구와 인사하고 먼저 뒤돌아선 그대를

그대의 친구는 말없이 뒤에서 오래도록 바라보았다는 것을

그대는 아는지요?

상대의 앞모습만 의식하고 그게 전부라 믿으며

혼자 생각에 오해하고

다른 면의 의미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아는지 궁금합니다.

세상만사 자신이 경험하고 아는 것만큼 보인 다지만

나는 그대에게 말하고 싶소.

눈으로 본 세상만큼 눈으로 볼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세상도 매력적이라는 것을…

다른 면의 가치를 그대가 이해하는 날이 온다면

그대의 뒤에서 나 또한 그대를 지지하며

그대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날까지

행복한 마음으로 함께할 것을 약속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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