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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리성 김작가 Nov 15. 2024

아쉬움과 감사는 함께 옵니다. 누굴 선택하시겠어요?

 “지금 내 모습은, 지금까지 본인이 선택하고 행동한 결과야.”

허리 통증으로 입원한 아내에게 한 말입니다. 일 년에 한 번 정도, 디스크가 있는 아내는 허리 통증으로 심하게 고생합니다. 이번에도 허리가 무너져서 통증 치료를 받았는데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입원 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바로 서 있다고는 하지만, 상체가 한쪽으로 쏠렸기 때문입니다. 틀어진 몸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통증이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아내는 몸이 아플 때마다 몸 잘 관리 잘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그 마음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누구나 그렇긴 하죠.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니까요. 치통으로 그렇게 고생했어도, 시간이 지나면 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아내가 이번에는 제대로 결심한 듯 보입니다.

여러 일로, 몸도 마음도 혼란스러웠는데요. 지금은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있습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2년 전부터 매년 11월이면 크게 아팠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년 전에도 교통사고긴 하지만, 허리 통증으로 지금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발목 인대가 나가서, 한동안 목발 생활을 하기도 했고요. 올해도 이렇게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네요. 아내는, “내년 11월에는 건강하게 보내기”를 목표로, 지금부터 몸도 마음도 잘 관리하기로 다짐했습니다. 다짐을 꼭 지킬 수 있도록, 잘 도와야겠습니다. 내년 11월은 병원이 아니라, 가을 산을 오르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상상해 봅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아쉬운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내가 선택하고 행동한 결과가 지금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꼭 남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분들을 볼 때도 그렇습니다. 잘해준 것도 분명 많은데, 아쉬움만 이야기합니다. 사람은 본디 아쉬움을 먼저 떠올리는 동물인 듯합니다. 오늘,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옛 기억 하나가 소환됐습니다. ‘아. 그때 이렇게 할걸’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랬다면 지금의 모습이 조금은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과 함께요. 그랬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요. 그건 모르는 거니까요. 상상으로는 뭔들 못 만들겠습니까.     


아쉬움은 혼자 오지 않습니다.

발견하지 못할 뿐이지요. 무엇일까요? ‘감사’입니다. 아쉬움 뒤에는 감사가 항상 숨겨져 있습니다. 아쉬운 일 하나를 떠올려 볼까요? 마냥 아쉽기만 한가요? 그 안에 감사할 일이 있지는 않나요? 아쉬운 마음이 커서, 감사가 있었는지도 몰랐던 건 아닐까요? 출근길에 떠올린 아쉬움을 잘 살펴보니, 그 안에 감사할 일이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희한한 건, 감사할 일을 발견하니, 아쉬움이 사라지고 감사만 남는다는 겁니다. 이 둘은 양립할 수 없는 관계인 듯합니다.     


아쉬움을 보면, 아쉬움이 보입니다.

감사할 일을 보면, 감사할 일이 보입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둘은 함께 오지만 함께 있을 순 없으니까요. 카페에 가면 우스갯말로, “난,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라고 말할 때가 있는데요. 말이 안 되는 소리죠. ‘따뜻함’과 ‘아이스’는 함께 공존할 수 없는 관계니까요. ‘아쉬움’과 ‘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존할 수 없습니다.

지금 내 모습은 지금까지 본인이 선택하고 행동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아쉬움과 감사에 대한 자세도 그렇습니다. 아쉬움과 함께 뒹굴며, 후회와 한탄으로 보낸 시간이 많나요? 감사한 일과 어깨동무하며, 기쁘게 보낸 시간이 많나요? 그 시간이 지금의 내 마음 상태로 드러나는 겁니다. 다행인 건, 지금까지 어떻게 보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지금부터가 중요한 거죠. 어떤 친구와 동행하시겠어요? 내 마음이 가는 곳에, 그 마음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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