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결정적인 기준이 되는 거죠. 밥 한 끼를 먹는다고 해보겠습니다. 효과의 가치를 지닌 사람과 효율의 가치를 지닌 사람의 선택이 달라집니다. 효과의 가치를 지닌 사람은, 잘 먹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가격이나 그 외에 다른 것에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밥 한 끼를 원하는 음식으로 원하는 만큼 먹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겁니다. 먼 거리를 이동하거나 오랜 시간 기다려서 먹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효율의 가치를 지닌 사람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을까요? 가성비입니다. 적은 비용으로 한 끼 잘 때우면 됩니다. 먹고 싶은 음식보다 비용이 앞서는 거죠. 효과와 효율의 기준을 잘못 해석한 것일 수도 있지만, 가치관에 따른 선택을 위한 설명을 위해 비교했습니다.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뭐야?”
무엇 때문에 이 질문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식사할 때 둘째 아이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아이는 망설임 없이 돈이라고 했습니다. 진지한 답변은 아니었지만, 좀 의외였습니다. 평소에 ‘행복’이라는 단어를 자주 이야기하는 아이라 그랬습니다. 최근에 자주 이야기한 내용이 ‘아르바이트’라는 것을 알아차리고서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도 아르바이트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고등학생으로 일 년 가까이 지낸 아이는, 겨울 방학에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게 해달라고 얘기하는 중이었습니다. 사고 싶고 먹고 싶은 게 많은 나이라, 돈이 필요한 모양이었습니다. 용돈을 넉넉하게 주지 못하니, 모자라는 게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필요한 게 있으면 추가로 돈을 주기는 하지만, 다른 아이들이 받는 용돈에 비해 매우 적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계속 얘기하기도 미안하니 자기가 조금이라도 벌어서 편안하게 사용하고 싶은 모양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사는 데 중요한 것이 돈이라는 말이 나왔겠지요.
잠시 머뭇거렸다가, 말을 이어 나갔습니다.
사는 데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건, 초점이 거기에 맞춰진다는 건데요. 그것이 염려되었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는 데 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긴 합니다. 먹고 사는 데 없어서는 안 되니까요. 하지만 돈에 초점, 그러니까 가치관이 그리로 향해 있으면 좋은 모습으로 살아내기 어렵습니다. 언론이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그렇습니다. 돈에 가치관을 두면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모든 가치관이 향하는 최종 목적지는 행복인데, 그렇지 않다는 거죠. ‘필요’와 ‘중요’를 구분해서 잘 설명해 줬습니다. 필요하다고, 가장 중요한 건 아니라고 말이죠.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그것에 초점이 맞춰진 삶은 행복하지 않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긴 합니다.
행복하기 위해 돈이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돈이 행복을 만들어주진 못합니다. 돈이 없어서 이렇게 말한다고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들어봐도 그렇습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물리적 환경은 한계가 있다고 말이죠. 가진 자의 여유일까요? 아닙니다. 뒤늦을 깨달음으로 들렸습니다. 아무리 많은 땅을 가지고 있어도 죽어서 자신이 묻힐 곳은, 2평 남짓하다는 말도 있습니다.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아내기 위한 가치가 무엇인지 찾는 게 중요합니다. 무엇을 할 때 행복한 마음이 올라오는지를 찾으면, 가치관도 함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보고 싶은 대로 봅니다. 보고 싶은 대로가 바로, 가치관입니다. 내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