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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질남편 Apr 24. 2024

우리가 본 집 1 - 송전탑

뉴질랜드 첫 집 구매의 여정

이번 글부터는 우리가 구입하고자 했으나 하지 않았던 여러 집들에 대한 회상을 해보고자 한다. 지금에야 추억이지만 당시에는 정말 마음에 두고 있던 집들을 포기할 때마다 너무 아쉽고 혹시나 나중에 후회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이 있었다. 이런 모든 경험들과 시간들을 지나야 결국에는 첫 집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아내와 옛이야기를 하면서 첫 집을 구매한 기쁨도 있지만 이런 하나하나의 여정들이 추억이 되어 함께 웃으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생겼다는 것이 우리 부부에게는 큰 자산이라 생각한다.(응? 왜 갑자기 부부관계 세미나를 하는가?) 고생을 하고 실패를 해도 확실히 부부는 같이 있어야 한다. 시행착오를 같이 겪어야 함께 강해지고 함께 지혜로워지며 함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팀을 조직한 후에 우리는 열심히 모기지 어드바이저와 변호사에게 우리가 받은 S&P를 이메일로 보내며 이 집이 은행융자를 받기에 적당한지, 우리가 이 집을 구입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보통 처음 집을 살 때 여러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뭘 물어보면 혹시나 돈을 Charge 하지 않을까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딱 우리였다. 그래서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도 안 물어보고 그러다가 펑크가 나서 왜 모르면 묻지 않냐고 어드바이저와 변호사는 답답해했다. 시간이 지나고 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우리는 정말 모든 것을 다 물어봤다. 그 물어본 이메일을 다 인쇄하면 정말 책 한 권이 나올 것이다.

하루는 내가 페이스북에 나온 광고를 보고 있었다. 너무 집이 싸고 위치도 좋아서 아내에게도 보냈는데 아내도 그 광고를 보고 있었다. 하나님의 뜻으로 생각하고 그 집을 나 혼자 방문했다. 그 집은 지금 계발 중인 신축단지였고 아직 지어지지 않았고 기초공사만 간단히 되어 있었다. 이 집들이 다 지어진 후에 이사를 하는 상상, 그러면서 아침에 일어나 이웃과 반갑게 "Good morning, How are you my lovely neighbours?"라는 상상을 하며 즐겁게 다 지어진 집을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이미 내 마음은 그 집에 들어가 살면서 빠듯하지만 그래도 근근이 모기지를 갚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꿈을 꾸고 있었다. 그렇게 S&P를 점검받고 사인을 하고 언컨디셔널의 날짜를 기다리며 due diligence를 이행하려고 하는 첫 단계에서 태클이 들어온다. 그 태클은 바로 아내로부터 왔다. 한번 방문을 했지만 아내가 새로 지어진 집 근처에 송전탑을 발견한 것이었다. 나는 이미 콩깍지가 씌어서 그 계발 지를 약속의 가나안 땅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내는 송전탑이 있기에 그 집은 아니라고 하는 것이었다. 참으로 답답했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과학적으로 생각하지도 않고 어디서 주워들은 미신을 확신으로 생각하며 나에게 그 집을 사면 안 된다는 아내가 참으로 한심해 보였다. 상담도 많이 했다. 집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가기도 하고, 아내를 설득하려고 교회 사람들에게 송전탑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 이들의 의견들을 종합하며 아내를 안심시켰다.

그때 아내가 말했다. "너무 남편은 편파적이야. 송전탑은 안된다고 하는 사람의 의견도 들어보자"

먼저 아내의 회사 사람들에게 물었다. 회사 사람들은 절대 사지 말라고 10명이면 10명이 모두 그렇게 조언을 했다. 교회 사람들 중에 많은 이들에게 물었는데 나이 드신 분들, 그런 거 상관 안 하는 어르신들은 상관없다고 이야기를 하고, 젊은 부부 나와 비슷한 또래의 키위 분에게 물어보니 나 같으면 절대로 사지 않는다고 조언을 준다. 교회에 부동산 중개인들이 은근히 많아서 어떤 중국인 분에게 솔직하게 물었다. 그분이 나의 솔직한 질문에 솔직하게 답을 해주신다. "절대 사지 마라. 구입할 때는 쉬울지 모르지만 팔 때 정말 고생 많이 하고 돈도 많이 쓰게 될 것이다. 나에게 물어본 것이 하나님의 큰 복이라 생각해라. 오늘 이 질문으로 인해 너는 시간과 돈을 많이 아끼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그분은 어떤 집을 사야 하는지 그리고 송전탑을 사느니 차라리 방 두 개가 있는 집 중에 비싸더라도 좋은 지역에 있는 집을 구매하는 것이 앞으로 더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 이후 아내와 나는 대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때로는 내가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로는 아내가 화를 내기도 했다. 정말 거짓말하지 않고 그 건축현장을 20번 정도 방문했다. 그리고 건축현장 직원들에게도 물었다. 그 근처에 사는 거주민들에게도 물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한 가지 팁을 주겠다. 절대로 그들의 말을 믿지 마라. 그들은 좋은 말만 한다. 집을 팔아야 하니까 그리고 또한 이웃이 빈 집에 한 사람이라도 더 들어와야 커뮤니티에 이득이 되고 향후 집을 팔 때도 시끌벅적한 것이 도움이 되니까 좋은 말만 하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그렇게 그 송전탑에 위치한 새로 계발된 그리고 지어지고 있는, 우리의 첫 집이 될 수 있는 그 집을 포기하고 변호사를 통해 계약을 파기했다.

"Hi, 아무개

I represent the purchasers, 혜원 and his wife. I have been instructed that the due diligence requirements have not been met, and as a result, the agreement is terminated.

Regards,

변호사"

후에 그 지역은 문제가 많은 지역으로 언론에도 대서특필 되었던 집이었다. 보통 그 집을 계약한 사람들은 3년 이상을 질질 끌며 구매자들의 속을 새카맣게 태우는 악명 높은 곳이었다. 만약 우리가 그 집을 사고자 했다면 아마도 지금도 우리는 첫 집에 못 들어가고 디파짓은 그들의 계좌에 묶여 계속 렌트집을 전전하며 속을 태우고 있었을 것이다.

이 글의 결론: 아내의 말은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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