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첫 집 구매의 여정
계속 중복되는 내용이기에 다른 글을 읽으나 이 글을 읽으나 내가 언급하는 집은 다 같은 집이다. 아내와 송전탑 근처에 집을 포기한 후에 아내는 뉴질랜드의 유명한 건설사 브랜드 이름을 신뢰함으로 그 건설사가 지은 송전탑 지역 근처를 알아보게 된다. 우리가 구입하려고 했던 집은 웬만하면 방이 세 개 이상이길 바랐지만 이미 키위빌드로 새로 지어진 방 세 개 집들은 모두 다 팔렸다. 바로 이 팔린 집들을 모기지 중개인이 소개했던 집이었다. 하지만 방 두 개인 키위빌드로 지어진 새 집은 아직도 몇 개가 남아 있었기에 아내는 그 집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모양이다. 방 세 개를 고집했던 이유는 우선 첫째 아이가 십 대 여자아이고, 방이 두 개면 결국 십 대 여자아이와 일곱 살 아들이 같이 방을 써야 하는데 이래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도 했다. 방이 두 개, 각각 딸아이와 아들에게 방을 하나씩 주고 차라리 거실에 부부침실을 놓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키위빌드 2 Bedroom을 첫 집으로 구매했던 우리 교회의 담임목사님을 찾아가 고견을 구했더니, 당시 자기들은 아이들이 어렸고 아들 둘이었기에 문제가 없지만 형편이 된다면 방 두 개보다는 방 세 개가 훨씬 낫다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래서 송전탑을 포기하게 한 아내에게 역시 나도 방 두 개는 싫다고 이왕에 살려면 방 세 개를 사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내가 송전탑에 위치한 집을 유일한 희망으로 두었던 것처럼 아내 역시도 방 두 개인 집을 유일한 희망으로 두었기에 그 희망 둘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어떤 집을 사야 할지 길을 잃고 원동력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때부터 닥치는 대로 모든 집을 보게 되는데 이게 굉장한 에너지 소비다. 모든 에이전트에게 전화를 하고 또 소개를 받고 나에게 송전탑 집은 사지 말라고 했던 중국인 아주머니 역시 나에게 문자를 보내면서 방 두 개인 새 집이 나왔고 Title 및 CCC 역시 다 완료되었으니 구입하면 그냥 들어와서 살면 된다고 정보를 주는데, 이것은 마치 예전에는 영화 하나만 진득이 보면서 재미가 있던지 없던지 집중을 할 수 있었는데 넷플릭스가 나오면서 뭘 봐야 할지 모르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아무 영화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는 그런 혼동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또 3층 집을 알게 되는데 그 집은 방이 세 개였다. 송전탑 집에 비해서 이미 집이 다 지어져서 내부공사만 하면 되는 Settlement Day가 손에 잡히는 그런 집이었다. 또 에이전트도 아주 신실하게 생겼는데 아니나 다를까 교회에 다니는 교회 오빠 청년이었다. 이 집 저 집을 다녀본 후에 우리가 알게 된 사실은 다세대 주택이 모인 곳은 Buddy Corp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Community Fee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건물을 관리하고 지역을 관리하고 쓰레기통을 관리하는 부분을 외부회사를 고용하여 주변환경을 깨끗이 유지보수 하는 것인데 이미 Auckland Council에서 하는 일들을 왜 외부회사에서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물증은 없고 심증이지만 아마도 내 생각에 개발사와 회사가 싼 값에 건축을 하는 대신에 그런 식으로 커뮤니티 비용을 조금씩 매년마다 올려서 이익을 남기기 위함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계약서를 잘 읽어봐야 한다. 항상 뒤쪽을 살펴보면 일 년에 얼마 형식으로 Community Fee가 나오는데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올리는 사람 마음대로 값을 올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런 정보들은 모두 많은 집들을 돌아본 후에 얻은 정보들이기에 아마도 계속 집을 보러 다니지 않았다면 값이 싸다고 얼씨구나 하며 바로 그런 종류의 집을 구매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삼층집이 바로 그런 종류의 집으로서 1년에 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 집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길에 방 세 개짜리가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시장에 나온 것을 보았다. 알고 보니 아파트였다. 지역도 지금까지 본 곳 중에서 최고 좋았다. 하지만 역시 그 아파트도 어마어마한 버디콥의 비용 때문에 가격이 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파트에는 수영장과 헬스장 같은 부대시설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모두 파는데 고생하니 신중히 결정하라고 나에게 조언을 해주었다.
아내는 이 시점에서 집을 구매하는 것을 거의 포기했다. 그렇다고 송전탑이 있는 집을 사는 것은 이미 계약을 포기했기에 다시 재계약을 할 수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 트레이드미를 다른 집들을 검색하면서 보고 있는데 아내가 좋아하던 그 건설사가 다른 지역에서 집을 건설 중에 있는데 집을 가격별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더군다나 우리가 찾던 키위빌드에 새로 건축된 집, 하지만 지역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