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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miverse Sep 18. 2022

P39-변하는 것에 대한 자세

변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 변하는 것이 좋을까

최근에 어떤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인터뷰 중간, 갑자기 나에게 한 질문은 '혹시 일을 위해 해외로 올 수 있니'라는 것이었다.


해외 거주라...단순히 여행이 아닌, "삶"으로의 거주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따지고보면 짧은 여행보다 긴 '거주'로 해외에 살았던 횟수가 그래도 적지 않았기에 그 어려움을 잘 안다. 비록 요즘은 인터넷이 잘 되어 있어 이전처럼 비용과 시간을 들여 연락할 일이 거의 없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다른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 지 쉽게 알 수 있으며, 또한 COVID-19로 다시 어려워졌지만 마음먹으면 이동을 하는 것도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지만, 어려움은 어려움이다.


사람이 넘쳐나는 곳을 가도,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아무리 거주하는 나라의 문화를 잘안다고 해도 모든 문화를 다 아는 것은 아니기에 낯선 문화를 겪을 수 밖에 없고, 모국어처럼 그 나라의 말을 잘해도 '외국인'으로 살아는 것의 한계는 분명히 있다. 특히,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좋은 세상'이 되긴 했지만 사람끼리 부대끼면서 느끼는 것은 또 다른 것인데 그런 것도 느낄 수 없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것이 변화의 기회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삶'이 어느 정도의 패턴이 잡히면 변화를 맞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보통 어떤 '기회'가 생겼을 때, 사람들은 변화를 큰 어려움없이, 어쩌면은 강제로 맞이한다. 회사를 그만둔다거나, 결혼을 한다거나 등등. 그런 변화의 기회가 있는 시기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때가 바로 20~30대의 시기. 이후 안정적으로 회사를 다니며 일을 하거나, 나의 일일 생활 패턴이 잡히면 이런 변화의 기회를 맞이하는 것에 어려움이 생긴다. 내가 느끼고 있는 어떤 안정감, 소속감과 같은 '견고한' 그 무언가가 없어지는 허무함, 그리고 그 허무함에서 생길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 이런 것들이 우선적으로 생각날 수 밖에 없으니까.




변화가 부드럽게 그라데이션처럼 생긴다면 좋겠지만


인터뷰 중간에 있었던 질문, '혹시 일을 위해 해외로 올 수 있니'에 대해 나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한국에서의 모든 것을 멈춰두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수준의 변화. 이런 급작스런 변화는 어쩌면 위에서 말한 '기회'일 수도 있겠다. 허무함이나, 부정적인 감정, 이런 것을 이겨낸다면, 또다른 시작이라는 큰 변화를 할 수 있는 기회. 물론 나 하기 나름이지만 그리고 어쩌면은 이 기회는 큰 변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편으로는 반대의 마음도 든다. 이제 더욱 변화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특히 이제는 좀 더 먼 시각으로 움직여나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변화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그냥 변화없이 지금의 삶, 여기를 기반으로 좀 더 노력해나가는 것, 그것이 더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




변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 변하는 것이 좋을까. 아직 정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전의 나라면, '어익후 감사'라고 하면서 받을 변화의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다양한 기회가 있던 시절, 나는 변화에 대해 두려움없이 도전을 했었던 성격이었기 때문에.


하지만, 지금은 변화에 대해 고민스러운 시기이다. '이게 맞아...?'라는 생각도 들고, 그 변화가 가져올 여러 결과에 대해서도 고민될 부분이 많다. 뭔가 '중재'가 될 수 있는 방법이 가장 Best이긴 하겠지만, 그 방법이 뭐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과연, 변하는 것이 좋을까, 변하지 않는 것이 좋을까. 그 변화는 좋은, 긍정적인 기회가 될까, 아니면 안좋은, 최악의 기회가 될까. 옮다고 하는 '정답'이 없는 고민을 잠시 당분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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