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든 아니든, 결국 '이직'과 '커리어'는
구직을 하려하고, 내 '기준'을 세웠다는 글을 썼지만, 아직 적극적인 '구직'의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이번의 '구직'이 (아래 글에 쓴 것처럼) '새로운 Stage'로 가는 하나의 스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두렵다고나 해야할까, 조심스럽다고 해야할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
그래서일까, 다른 사람이 이직을 하는 경우나 커리어 패스를 쌓아가는 것에 대한 관심이 적잖게 있다. 다들 어떻게 이직을 하고, 어떻게 새로운 직장을 찾고, 어떻게 커리어를 쌓아가는 것일까.
그러던 중, 운영하고 있는 하지만 올 해 긴 방학 중인 '#이름없는스터디'의 멤버 한 분이 'Live Talk - Building up! 커리어 그리고 라이프 주도하기'라는 제목으로 스터디 멤버를 위한 비공식 & 개인적인 세션을 열어주셔서, 냉큼 신청하고 들어보기로 했다.
세션은 주 중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짧게 진행된 Live Talk였지만, 농도는 상당히 진한 시간이었다. 딱 1시간이 되어 Google Meet이 인정머리없게 끊겨 마지막 인사도 없이 종료되었지만, 많은 분들도 그리 느끼시지 않았을까.
세션을 진행하신 '지민'님은 IT 대기업의 해외영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신 뒤 B2B 마케팅 전략, 금융사의 B2C 마케팅, 디지털 기획을 거쳐 지금은 외국계 소비재 업계의 마케팅을 하고 계신 분으로, 10 + α의 경력과 함께 워킹맘으로 삶을 살고 계신 분이다. 가끔 브런치의 알람으로 지민님의 글을 보다보면, 인생을, 일을, 모두 '즐기면서' + '진심을 다해' 지내고 계신 모습을 보게된다. 그런 의미에서 매우 추천드리는 브런치 작가님.
무려 육아 관련해서는 책도 출간!
1시간의 짧은 세션이었지만, '진한 농도'는 아래처럼 잘 나뉜 파트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Career Building - 옵션 1. 이직
Career Building - 옵션 2. 팀 이동
커리어의 확장 + 내실 다지기
Life & 육아
그 '진한 농도'를 파트별로, 지민님의 이야기에 나의 이야기를 더한 정리.
이직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스토리"다 - 지민님도 이직을 하는 과정에서 이전 커리어의 해외영업을 통해 판매하던 '상품"이라는 측면과 금융사의 "서비스"라는 측면을 합쳐 "스토리"로 발전을 시켰다고 한다. 즉 History를 Story로 바꿔야 하는 것. 이는 '경험은 하나의 발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나의 생각에도 "경험(History)을 하나의 이야기(Story)로 묶고, 연결해서 발전시킨다"라는 의미에서 크게 공감이 갔던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직에 있어 일반적인 이야기도 있었다.
먼저 구인공고 - 구인 공고의 조건들이 100%로 다 맞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경력 10년 이상 신입을 구하는 공고들 한두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면접 등을 통해 채울 수 있다면 괜찮을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대규모의 리더십 조건이 맞지 않는다면, 평소의 리더십에 대한 생각, 내가 해온 준비를 어필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그리고 인터뷰 - (물론 기회가 되어야 인터뷰를 볼 수 있겠지만) 인터뷰어로 지민님이 느끼신 점은 바로 레쥬메 등에서 어필하지 못한 부분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인터뷰 마지막 '회사에 질문이 있으신가요?'라는 어쩌면 형식적인 질문도 역으로 인터뷰이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물론 지원을 해야 인터뷰를 포함한 여러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지민님은 '스토리가 잘 짜여진' - 즉 '개인만의 스토리라인과, 그 스토리라인의 결과가 선명하게 정리된 잘 만들어진 보고서같은' 이력서가 소위 "질 좋은" 이력서라고 생각하신다고 하셨는데, 이러한 좋은 이력서를 가지고 지속적인 지원을 해야 좋은 타이밍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셨다. 그러니까, 질 좋은 이력서를 정성스레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질 좋은 이력서'를 많은 사람에게 보이고 어필을 하기 위한 수많은 지원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 상대평가인 구직 활동에서, '좋은 이력서를 가진 나'에 대한 어필은 역시, 지치지않고 지원해서 눈에 띄어야 한다는 이야기.
이직의 타이밍도 어쩌면 중요할 수 있다고 하셨다. 지민님 개인도 어느 정도의 '주기'가 있었다고 하지만 결국은 '이직의 타이밍'은 '나를 받아줄 때'가 정확한 타이밍이었다고 한다. 이런 정확한 타이밍은 결국 위의 '지원'과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끊임없는 지원을 하다보면 바로 그 타이밍이 온다는 것.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는 생각하지 못할 옵션일 수도 있겠다. 나도 '팀을 이동한다'라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으니. 그렇지만,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체계가 잡힌 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팀 이동'도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당연히 '마케팅팀' 사람이 '물류팀'을 간다거나 하는 이동이 아니라 연관성이 있는 팀이어야 커리어를 만들어 갈 수 있겠다. 당연한 소리다
팀을 이동하는 것도 마치 이직을 준비하는 것 혹은 '나'라는 상품을 마케팅하는 것과 유사하다. 내가 가고싶은 팀에 매일매일은 어려우니 기회가 될 때 마다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이력서를 제출하는, 혹은 각인되도록 광고하는) 것. 이를 위해서는 :
가고 싶은 팀에 전략적인 접근 - 1:1 미팅 등을 통해서라고 팀 내 니즈나 진행 사항을 파악하기
팀에 대한 분석 공유 & 제안을 통해 접점을 확대하기
그렇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은 '도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과 '무례하고 불필요한 첨언'은 종이 한 장 차이일 수도 있다는 것. 이러한 조심스러움까지 넘어서서 '그 팀에 필요한 사람'이 된다면, 분명 없는 자리라도 만들어 데리고 갈 것이라고 한다.
커리어를 확장하기 위해서 지민님이 선택한 방법은 '일단 지르기'라고 한다. 이 날 진행된 세션도 '일단 질러서 모집하고 안내한 뒤에'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었다고. 이렇게 질러버리면...수습을 위해 결국 실행을 하게되고 이 실행 과정에서 스킬 트리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지민님의 경험. 물론 금전적인 면에서 공짜는 없고 오히려 손해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만큼 쌓은 것이 많다고 한다.
내 주변을 보면 이렇게 일단 '저지르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물론 이 '저지름'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사람들도 많고. 위에서 언급한 '이력서 지원'도 유사하지만 결국 키워드는 '실행'이 아닐까.
만일 커리어를 확장 혹은 성장 시키기 위한 앞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지민님이 제시한 방법은 '내가 듣는 소식 중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을 모델로 삼으라는 것. 꽤 괜찮은 생각이다. '일론 머스크'라던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처럼 허무맹랑한(?) 사람이 아니라, 주변에서 소식을 듣는 사람 중에서 '롤모델'을 찾고, 그 방향을 향해 하나하나 실행하는 것.
커리어의 내실을 다지는 방법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회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씀하셨다. 물론 마케터든 영업이든 인사든, 회사에서 당장의 업무가 바빠 언제나 내 코가 석자인 곳이 회사 매일매일이 다이나믹하지만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회사의 지원을 통해 다양한 컨퍼런스, 강연을 듣고, 그 결과나 자료를 정리하고 공유하면 결국 나를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도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회사를 다니는 입장에서 부업을 하는 것도 쉽지 않고, 회사 입장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어 '(그나마) 쉽게 허락해주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파트였던 Life & 육아. 먼저 "Life"에 있어서 지민님은 남을 따르는 Following보다는 내가 Control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신다고 한다.
이전, 모두가 경험한 학교 생활에서는 Following으로 따라가다보면 결국 같은 '정답'이라는 목적지로 향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회사'라는 곳은 정답이 없기에 결국 내가 가는 곳이 길이 되고, 그렇기에 더욱 Control할 수 있는 여지가 더욱 크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지민님의 'Life에 대한 생각'은 결국 회사 생활 이외의 개인 생활에 대한 생각을 넘어, 단어 그대로 '(회사생활을 포함한) 인생'에 대한 생각인 것이다. 내가 Control하는 삶. 누구나 바라는 삶이지만 쉽지 않은 삶.
'육아'에 대한 이야기는 육아를 하면서 지민님이 느끼신 것을 회사 생활에 필요한 요소에 맞춰서 말씀해주셨는데, 생각보다 너무 딱 맞았다.
Leadership - 가정을 컨트롤하고 리딩하는 경험
Time-management - 아이를 위한, 나를 위한 시간의 배분과 관리 경험
Prioritization - 육아와 다른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경험
Multi-tasking -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해야만 하는' 경험
Motivation skill - 아이에게 다른 의지를 부여해야만 하는 경험(예 : 밥 먹기 싫어할 때 밥 먹이기)
Stress-management - 큰 스트레스를 '관리해야만 하는' 경험
Consumer & market insight - 아이의 행동 관찰과 필요한 물품의 구매에서 얻는 경험
항상 육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단하다' '육아는 정말 초인적인 행위다' '내는 몬한다'와 같은 생각을 했었다. 어쩌면, 육아를 하는 위대한 사람들은 정말 회사 생활에 필요한 스킬을 잘 쌓고 계신 것이 아닌가.
이런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Q&A를 하던 중, 잔혹한 Google Meet의 끊어짐으로 세션이 끝났다. 처음에 이야기 한 것처럼 다른 이들의 이직이나 커리어 패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이것 저것 보고 들었던 내용과, 이번 지민님의 세션에서 찾은 공통점은 바로 이것.
"이직"과 "커리어"를 생각한다면 일단 '실행'
그것이 구직 지원이든, 새로운 커리어를 위한 준비든
그리고 일단 실행하고 나아가는 걸음을 내가 Control해 나아간다면, 결국은 기회는 올 것이라는 것이다. 아, 지민님이 마지막에 '자기계발'에 대해서 해주신 말씀도 하나.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버리지 않고는 새로 담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