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자리를 더욱 단단하게
오늘로 이제 도쿄에 온 지 3주째가 되었다.
그 사이-
- 회사에서 열심히 트레이닝을 했고,
- 점심을 제외하고는 열심히 밥을 해먹었고,
- 집을 어떻게 할까-라는 고민을 했고,
그리고 우리가 보통 '생활'이라고 하는 나날을 보냈다. 큰 일도 없고, 적당히 적응을 하면서, 한국과 똑같이 '점심은 무얼 먹나' 고민을 하는 날들.
그리고 지난 일주일은, 꽤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한국에서 찾아온 손님, '소중한 분' 덕에, 여유롭게 여행을 온것과 같은 시간들. 의도치 않게(?) 시부야라던가, 우에노와 같이 다양한 곳을 가지 않았는데 회사와 집만 오가는 정직한(?) 삶 이 참에 다양한 곳을 가보고, 맛있는 것들을 챙겨먹으며, 이것저것 구경까지. 마침, 벚꽃이 만개한 시즌이라, 벚꽃 구경도 함께!
그리고 그 시간도 결국은 끝-
시부야역에서 공항으로 가는 Narita Express를 보내고나서, 휘적휘적 한국 영사관에서 면허를 위한 서류를 발급 받은뒤에 집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벚꽃은 그대로이고, 계속 비가 오다가 어제부터 급맑아진 하늘은 오늘따라 유난히 파랬다. 미세먼지 없는 하늘.
처음 일본에 오겠다고 생각을 했을 때, 여러 걱정 중에서 '사람'은 꽤나 큰 지분을 차지했다. 그럼에도, 혼자서 잘 해낼 거라는 생각을 했고, 조용하게(?) 적응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그리고 즐거운 시간이 끝나고 돌아온 집. 의외로 빈자리가 크다. 영사관을 나와서 걸어오는 길- 같이 걸어가면서 신기한 가게들을 들여다봐야 할 거 같고, 저녁은 어디서 무얼 먹을지 고민해야할 거 같고, 오는 길 롯본기 힐즈 뒷편, 롯본기사쿠라자카(六本木さくら坂)에서 파란 하늘을 배경의 벚꽃을 보니 예쁜 사진을 찍어야할 것 같다.
조용한 집에서 약간 멍한 시간을 보낸 뒤, 빨래를 하기 위해 일어났다. 빈 자리가 크지만, 또 그렇다고 멍하게만 보낼 수는 없는 법.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주변의 사람과 영향을 주고 받는 삶이다. 잠깐이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꿈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다시 나의 결심대로 이곳에서 잘 해낼 수 있는 준비를 해야하고 그 준비를 통해서 내 삶을 더욱 단단하게 쌓아 올려야 한다. 더욱 단단하고 안정적인 자리를 준비해야하고, 그러면 다시 또다른, 더욱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단단하게 쌓여진 시간이 있어야 직접 얼굴을 보든 온라인으로 얼굴을 보든,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다시 혼자지만, 좋은 영향은 언젠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닿을테니까.
자, 좋은 영향을 만들기 위해,
잘 준비해보자!
일단, 저녁을 잘 챙겨 먹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