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벤트가 있을 때,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증을 하라는 글을 종종 본다.
덕질을 위한 인스타그램 외에
개인 계정은 없기 때문에,
그런 조건이 있을 경우, 넘긴다.
가끔은 쿨하게, 가끔은 아쉽게.
싸이월드, 카카오스토리.
나만의 인증 공간이 있기도 했었다.
육아와 일상의 이야기가 기록되었던.
그렇게 활발히 소통을 하던 중,
딸이 sns에 너무 빠져 살던 사춘기 시절,
딸을 그곳에서 꺼낼 요량으로 내 기록을 삭제했다.
모범을 보였으니 우리 딸도 그곳에서 나왔다고 생각했다.
결론은,
내 기록은 사라졌고,
딸의 기록은 나 몰래 계속되었다.
그 딸도 다 자라 대학생이 되었고,
그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음을 이제는 알겠고.
옛날 마음 스멀스멀 올라
나만의 새로운 공간을 슬슬 찾던 중,
만난 이곳.
이럴 땐 이렇다 하고
혹자가 쓰지 말라는 일기글이라도 쓰게 되는 날,
주고받는 하트이건
공감의 하트이건
아무튼 몇몇 브런쳐들의 공감의 흔적이 남는다.
어떤 이야기이든
어떤 순간이든
내 생각과
내 하루와
내 일의 인증의 공간이 되는 이곳.
혼자 가만히 생각하고 정리해도 될 일이지만,
어느새 나에게 인증은 필수가 된걸 수도.
나를 위해서건,
비슷한 생각을 가진
누군가를 의식했건 간에.
퇴근 후 나를 바로 눕지 않게 하고
하루의 흔적을 끄적끄적 남길 수 있게 하고
그렇게 쌓이는 소소한 기록이 될 수 있는.
이곳은
온통 투명한 벽이라 누구든 볼 수 있지만,
나만 아는
비밀 공간인 듯한.
여기.
열개를 채울 수 있을까 했던 공간에
오늘로
열세 개째
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