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다시!
작년 12월 말, 공저 《글쓰기를 시작합니다》를 출간했다. 9명의 작가와 글을 쓰면서 이 책 출간되면 매일 글을 써야지 하고 결심했다. 책이 나오고 나서 한 달간은 매일 썼다. 그 후로 여러 외부 활동이 많아지며 가끔 쓰는 나를 발견했다. ‘작가는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다!’라고 말하며 다니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글 쓰는 일을 게을리했다. 작가의 본분을 상실한 채로 몇 달은 살았다. 그럼에도, 다음 책 퇴고는 단 한 시간이라도 했다. 이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매일 ‘다시! 다시!’를 외친다. 다시 꿈을 꾸자고 말한다. 나도 ‘다시’를 수도 없이 말했다.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다시 시작한다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건 아니다. 하다가 잠시 멈춘 걸 새로운 마음과 자세로 시작하곤 했다. 멈추는 한이 있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시작할 용기가 필요하다.
어릴 적, 걷기 연습할 때, 내가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 걸어 나가!’라고 말했다. 그렇다. 넘어졌다고, 주저앉았다고 마냥 넘어져 있고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가다가 넘어져도 힘을 내 일어나 걸어 나가야 했다. 글을 매일 쓰다가 멈추면 아버지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진행아! 며칠 글을 쓰지 않더라도 매일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 봐!’ 온 천지가 주제 거리인데 못 쓸 것 없지 않는가! 며칠 쉬었으면 ‘왜 쉬었는지? 쉬면서 무얼 했는지?’에 대해 써 보는 거다. 아싸! 주제 하나 얻었다.
글을 쓰면서 꿈이 생겼다. 나의 소망이기도 하다. 지금은 부족하고 글쓰기를 간혹 멈추곤 하지만 매일 글을 적어 나가는 꾸준함을 체득해서 장애인들에게 매일 글을 써나가는, 글쓰기 강의를 하고 싶다. 아무리 장애가 심하더라도 글은 쓸 수 있으리라 믿는다. 매일 적는 삶과 더불어 책을 읽는 인생이 되도록 도와주는 멘토의 삶을 살고 싶다. 꼭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얼마 전, 지인이 주최하는 모델 선발대회에 다녀왔다. 그 날, 발달장애인 소녀의 런웨이가 인상 깊었다. 집에 오는 내내 ‘저런 발달장애인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할 건 아니잖아. 그래 런웨이에 도전해 보자!’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공표했다. 그랬더니 도와주겠다는 분들이 나타나는 거다. 아! 공표하니 주위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해 주는구나!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기도와 더불어 주위에 말을 하면 도와줄 이가 나타남을 알았던 일이었다. 런웨이 이야기는 주제와 좀 어긋난 내용이지만, 새로 생긴 바람이기도 하기에 적는 거다.
중도에 멈추었다고 자만하지 않았다. 다시 시작했다. 다시 시작한 이야기는 다음 글쓰기의 주제가 된다. 다음에는 하다가 멈춘 이야기를 적어 볼까. 쉬어 가더라도 글쓰기에 대한 첫 마음만은 잊지 않으려고 한다. 오늘 한편의 글을 썼다는 것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