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계를 뛰어넘게 만든 장애
닉 부이치치를 존경한다. 그의 도전하는 영상은 자극제가 된다. 장애는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해 준 고마운 멘토다. 만나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만날 날을 기대해본다. 팔다리 없이 태어난 호주 청년, 8세 이후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하였으나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과 사랑 아래 양육 받았다. 신실한 목회자의 자녀로 태어났다. 부모의 교육철학으로 정상인이 다니는 중 고등학교에 다니며 회장을 지냈고 회계와 경영 전공했다. 닉 부이치치는 강연도 하고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서핑을 하고 드럼을 연주하고 골프공을 칠 수 있는 등 다재다능하다. 그의 강연하는 영상을 수도 없이 봤다. 온몸을 다 쓰면서 강연하는 모습에 매료가 되었다. 저렇게 팔다리 없는 사람도 안간힘을 써가며 강연하는데 나라고 못 할 건 아니지 않는가 하고 생각했다. 그 영상은 나에게 강사의 꿈을 가지게 해 주었다. 그를 보며 살아가는데 장애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닉도 아마 학창 시절,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았다. 그래서 자살까지 생각했다고 한다. 어느 날, 어머니가 장애를 극복한 장애인 이야기가 실린 신문 기사를 닉에게 보여주었다. 이 신문 기사가 닉에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신문 기사를 읽으며 닉도 나와 같이 장애가 있는 사람도 도전하면서 사는데 못 할 것 없다는 마음을 가지지 않았을까. 장애는 그의 한계를 뛰어넘게 했다.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었던 걷기 연습 첫날이 기억난다. 앞에서는 아버지가 ‘한발만 내닫어 봐! 힘을 내 한 발짝 다가와 봐! 할 수 있어!’라고 외친다. 하지만 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나는 얼어버린 발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두려웠다. 머릿속에는 ‘한발 나가자!’라고 되뇌지만, 도저히 움직여지지 않는다. 이렇게 한 달을 보냈다. 한 달 뒤에 겨우 발을 한 발 띄는 데 성공한다. 이걸 계기로 다음 날에눈 두 발, 세 발... 이렇게 점차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나에게 걷게 된 건 기적이자 도전이었다. 아버지의 말에 반응했기에 행동해 걸을 수 있었다. 당시 아버지 말에 반응하지 않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면 휠체어에 의존한 삶을 살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장애가 있어서 아무것도 못 한다는 생각으로 48년을 살아왔다면 평생 장애 안에 갇혀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장애를 아무것도 아님을 인식하고 나니,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고소공포증이 놀이기구를 타는 걸 무서워했다. 2022년 6월, 매달 도움을 주고 있는 하선회 회원들, 장애인들과 용인 에버랜드에 갔다.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높은 데까지 올라가는 건 안 타려고 했다. 그날 나와 함께 팀을 이루어 다닌 목사님이 ‘한번 용기 내 타봐요!’라고 하는 것이다. 겁이 났다. 하지만 ‘까짓거 한번 타 보자!’하고 처음으로 ‘더블락스핀’‘에 도전했다. 타는 내내 눈을 질끈 감았다. 도저히 앞을 볼 수 없었다. 360도 회전하는데 가슴이 쿵쾅쿵쾅했다. 타고 나오는데 다리가 휘청거렸다. 평소 강연할 때, 가슴이 떨리는 사람이다. 강연할 때보다도 더 떨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올해도 에버핸드에 가서 도전해 보고 싶은 이유는 뭘까? 가슴은 쿵쾅쿵쾅해도 한 번 더 도전해 보고 싶냐보다.
장애는 나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줬다. 진정한 나를 알게 해 준 고마운 장애는 장애일 뿐 살아가는데 아무 문제가 아님을 몸소 알게 해 주었다. 앞으로 내가 어디까지 도전 가능한지 도전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해보려 한다. 장애를 넘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 보여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