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셜노마드 Apr 04. 2020

기업의 정관에 영혼 담기

사회적 가치를 정관에 넣기 위해 고민하면 좋을 것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다른 기업들처럼 내가 속한 회사도 나름의 분명한 미션과 경영의 철학을 추구한다. 새로운 구성원이 입사하면 미션과 가치를 인덕션의 한 모듈로 교육하고, 스타트업으로서는 흔치 않게 회사 소개자료와 홈페이지에서도 지속가능성을 강조한다. 주주 구성에 임팩트투자자는 없지만 주요 주주들에게도 회사의 미션과 철학에 대해 공유하고 적절하게 어필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근본적으로 아쉬운 부분 한 가지. 바로 회사의 정관에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과 가치에 관한 내용이 없다는 점이었다.


기업의 헌법과도 같은 정관에 회사의 궁극적인 목적과 경영철학이 담겨 있지 않다면 가치 중심의 경영활동에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정적일 때 의사결정의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정관에 사회적 목적을 명시한 기업은 그 목적성에 대한 대내외적인 정당성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보다 자신감 있게 의사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래서 설립 때부터 아니면 임팩트 관련 펀딩을 받는 시점에라도 정관에 사회적 가치를 명시하는 소셜벤처들은 첫 단추를 제대로 꿰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이루어진 정관 개정은 회사 성장의 여정에서 뜻깊은 한 걸음으로 기억될 것 같다. 바로 사회적 목적과 지속가능성 철학을 정관에 담았기 때문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아직 상당히 낯설 수 있는 내용임에도 아무런 이견 없이 정관 변경안이 확정되었다. 뭐 대단히 새로운 내용이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정관 맨 앞에 전문을 새로 작성하고 경영의 목적에 관한 조항 등에는 회사의 미션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내재화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명시했다. 이 자체로 뭔가 이뤄진 건 아니더라도 미션을 향해 나아가는 시작점으로는 더없이 중요한 토대를 마련한 것 같다.




소셜벤처라는 정체성은 같아도 각 회사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에 정관에 담을 사회적 가치의 내용과 관점도 사뭇 다를 것이다. 다만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지엽적이거나 임의적인 내용을 회사의 근간이 되는 규칙에 주저리주저리 써서는 안 되기 때문에 나름대로 고심하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먼저 CSR, 소셜 비즈니스 영역에서 보편적으로 강조되는 개념과 관점들을 살펴보았다. 이중 회사의 정체성과 지향점 측면에서 반드시 언급될 필요가 있는 개념들을 정리한 뒤, 회사의 관점에 적합한 논리와 내용으로 기술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반영하고자 했던 개념과 관점들은 다음과 같다.


반영하고자 했던 개념들


회사의 미션 - 회사 초기부터 모든 구성원과 공유한 mission statement가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미션이 회사의 존재 이유이므로 우리의 정체성이나 지향점에 있어 중심을 차지한다. 그래서 미션을 가장 우선적으로 담아내고자 했고, 그 방법 중 하나로 미션의 핵심 문구에서부터 정관 전문이 시작되도록 했다.


지속가능한 발전 - CSR, 지속가능성에 관한 국제적인 규범들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의 방향성을 보면 기업의 보편적인 목표는 '지구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언급이 적지 않다. 나 또한 이러한 시각에 깊이 공감해 왔으며, 평소 지속가능성을 기업 관점에서 기술적으로만 해석하거나 수단적 개념으로만 바라보는 제한적인 시각에 아쉬움도 많던 차였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시민의 보편적 목표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용어만이라도 반영하고자 했다. 물론, 지속가능성을 기업 철학으로도 고려하여 경제, 사회, 환경적 책임의 균형에 관한 관점도 함께 담았다.   


이해관계자 - 이해관계자 개념은 오늘날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에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라고 본다. 에드워드 프리먼(R. Edward Freeman) 등이 이해관계자 접근법을 제시한 이후로 기업의 보편적 정체성과 관계성을 기존 주주자본주의와는 다르게 재정의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커져왔다. 특히 지속가능발전의 시대에는 이해관계자 모두를 고려하는 기업이 기업시민으로서의 평판뿐 아니라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데 있어서도 앞설 거라는 믿음이 있다. 이런 연유로 이해관계자를 위한 균형 잡힌 노력을 포함하고자 했다.


균형 - 주주뿐만이 아니라 이해관계자 모두를 위한 경영을 추구한다는 말은 개념적으로는 동의가 되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상황에 따라 이해관계자 간 이익이 상충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단기적인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이해관계자 이론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해관계자 간 이익의 우선순위를 항상 합리적으로 정할 수가 없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나 역시 민간연구소에 있을 때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종종 봐왔던 터라 이해관계자 경영에도 전략적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이해관계자 간 이익과 행복의 균형을 지향한다는 점을 언급하고자 했다. 이 내용은 SK 계열사들의 정관 전문에도 잘 나타나 있다.


경영시스템 - 개인적으로 회사라는 조직은 사람, 시스템, 문화의 조합으로 결과를 낸다고 본다. 지속가능성 분야의 경영시스템 표준들을 보더라도 미션이나 철학이 구호로 끝나지 않기 위해 시스템화 되어야 한다는 것은 보편적인 필수사항에 가깝다. 전사 차원의 비즈니스 원칙과 정책이 잘 갖춰진 기업들도 항상 정책의 말미에 자신들이 추구하는 정책적 방향을 시스템화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간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같은 관점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미션과 가치, 지속가능성 철학이 구호로 그치지 않도록, 또 사람과 상황에 좌우되지 않도록 이를 시스템화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UN SDGs - 오늘날 SDGs는 국제기구, 민간기업, 정부, NGO, 학계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발전을 이행하는 측면에서 만국 공통의 언어가 되었다. 특히 회사의 미션과 사업 목표가 SDGs 3번 목표와 정확히 일치하다 보니 SDGs의 관점을 목표에 간적접으로 담아내는 것도 인류 공동의 목표에 공감하고 참여하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녹여내고자 했던 관점들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를 상충하는 관계로 보지 않고 기업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통합될 수 있거나 나아가 시너지를 창출하는 관계로 바라본다. 이는 두 가치의 상충이 실제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단기적 관점이 아니라 장기주의에 기반을 두고 경영한다는 신념을 전제로 한다. 또한,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가치를 한 스펙트럼의 양극단이 아니라 별개의 스펙트럼으로 보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접근법을 토대로 한다. 전반적인 내용을 기술하면서 이런 관점에서 흔들리지 않으려고 했다.


수사적인 내용이나 표현보다는 실천적인 관점으로 기술하여 이행 가능한 노력과 연결될 수 있게 한다. 이런 관점을 고민했던 이유는 말 그대로 미션과 사회적 가치라는 지향점이 구호나 외부 소통용으로만 머물러 있는 사례를 워낙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소셜미션이 심리적 동질감 정도 유지시켜주는 구호에 머무르느냐 아니면 모든 구성원의 실천 지향적 몰입을 높여주고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이정표가 되느냐는 미션에 대한 실천적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그래서 기술, 사업, 조직에서 지속가능성 원칙과 기준을 적용하도록, 사회적 성과를 정리하고 보고하도록 하는 등의 이행을 고려한 내용을 담고자 했다.

 



이러한 개념과 관점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리서치도 곁들였다. 아무래도 정관에 반영하려는 내용이 기업의 목적과 근본적인 경영의 철학에 관한 것들이다 보니 우리 회사나 주변의 개별적인 사례만이 아니라 보다 큰 틀에서 기업의 목적에 관한 변화의 방향을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만약 기업의 목적에 관해 또는 추구하는 방향성과 철학을 고민 중인 소셜벤처라면 아래 소스들을 한 번씩 훑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기업의 목적 관점에서 살펴본 소스들  


다보스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의 Davos Manifesto 2020: The Universal Purpose of a Company in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다보스포럼이 2019년에 발표한 선언문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업의 목적을 정의하고 있다. 다보스포럼은 이미 1973년에 Davos Manifesto를 발표하여 기업의 목적을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정의하였는데, 이번 선언문은 더욱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다.

Davos Manifesto 2020에서 제시한 기업의 목적에 관한 관점과 내용이 체계적일 뿐 아니라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장기주의(Long-term prosperity), 환경, 사회, 거버넌스 목표(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objectives), 기업시민정신(Corporate citizenship) 등 여러 바람직한 개념들이 조화롭게 기술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1973 선언문과 2020 선언문에서 거론되는 이해관계자의 순서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1973 선언문은 고객 - 투자자 - 직원 - 사회 순서로 기술했는데, 2020 선언문은 고객 - 직원 - 사회 - 주주의 순으로 기술하였다. 그 외에도 이 길지 않은 선언문에 흥미롭고 인상적인 관점과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table)의 Statement on the Purpose of a Corporation.

미국의 경제를 주도하는 기업의 CEO들의 이니셔티브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서 2019년 8월에 기업의 목적에 관한 선언을 했는데, 현재까지 이 선언에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애플의 팀 쿡 같은 글로벌 기업의 CEO 187명 가량이 서명을 했다.  

이 선언문 역시 모든 기업이 공유하는 근본 목적을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웹사이트에 있는 설명을 읽어보면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스스로 밝히기를 1978년에 기업의 목적에 관한 선언을 만든 이후 그동안 내용을 몇 차례 개정해왔으며 바로 전 선언까지는 기업의 목적이 주주를 위하는 것으로 정의 내렸다고 한다. 그런데 주주 중심으로 기업의 목적을 바라보는 관점이 기업의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주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최근 개정에서 처음으로 이해관계자를 위한 가치 창출로 기업의 목적을 재정의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가 글로벌 비즈니스의 흐름과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을 했다.

이 선언에서 제시하는 이해관계자 가치 창출에 대한 내용을 보면 역시 고객 - 직원 - 공급망 - 지역사회 -  주주 순으로 관련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이 역시 다보스 선언문과 유사한 논리에 근거한다고 본다.


비랩(B Lab)의 Declaration of Interdependence

비콥(B Corporation) 무브먼트를 펼치는 비랩은 social enterprise 중심으로 기업의 목적을 새롭게 정의해나가고 있는데, 이런 비콥 커뮤니티의 포부를 담아 Declaration of Interdependence이라는 선언문을 공개하고 있다. 비랩뿐 아니라 몇몇 기업이 사용하는 이 상호의존성이라는 개념 역시 일반적으로 말하는 이해관계자 관계성과 기업시민 관점이 녹아들어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생태시스템적인 관점을 담고 있어 좋아하는 표현 중 하나이다.

이 선언문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으로 비콥을 제시하면서 비콥에 대해 사회적 목적성을 가진 기업 그리고 주주만이 아닌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비콥을 통해 세상에 부정적 영향을 없애고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방향성을 강조한다.

비랩의 무브먼트는 비콥을 통해 비즈니스의 성공을 재정의하는 문화를 전 세계에 확산하고 보다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경제를 구축해나가는 것을 표방하고 있다. 비콥 인증심사의 수준이 문서 검토에 가깝고 글로벌 기업 간 거래에서 인정되는 표준의 권위를 가진 인증은 아니지만, 스스로 강조하듯이 기업의 목적을 재정의하는 실천적 무브먼트로서는 많은 기업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BIA version 6의 변화 내용을 보면 무브먼트를 넘어서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비콥 슬로건이 정말 멋있다. 'Best for the World.' (세계에서 최고만이 아니라) 세계를 위한 최고.


존슨앤드존슨(Johnson&Johnson)의 우리의 신조(Our Credo)

Our Credo는 1943년 존슨앤드존슨의 상장을 앞두고 만들어졌는데 기업으로서의 책임에 관한 내용이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다. 당시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관점 자체가 희박하던 때였고, 심지어 21세기인 지금도 다수가 CSR을 사회공헌으로 착각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80년 전에 이런 경영의 신조를 정리하고 기업 내 최고 원칙으로 삼았다는 점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Our Credo의 구성이다. 이 신조에서는 기업의 첫 번째 책임을 의사, 간호사 그리고 어머니와 아버지들을 비롯한 고객으로 정의한다. 다음으로는 회사의 직원에 대한 책임, 그다음은 지역사회와 세계 공동체에 대한 책임, 그리고 '마지막 책임은 우리의 주주에 대한 것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에 더욱더 인상적인 것은 Our Credo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다. 존슨앤드존슨 직원에게 직접 들은 바로는 상장 당시 투자자 쪽 전문가들이 창업자이자 이 신조를 만든 로버트 우드 존슨(Robert Wood Johnson)에게 상장하려면 주주에 대한 책임을 맨 마지막에 두어서는 안 되고 우선순위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런데 로버트 우드 존슨은 상장을 안 하더라도 순서는 못 바꾸고 주주가치는 나머지를 잘하면 결과적으로 따라오는 거라고 주장해서 지금의 순서를 유지하게 되었다고. 그래서 그 유명한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 같은 대단한 위기관리 사례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의 자서전 슈독(Shoe Dog)

이 책에는 영감을 주는 내용들이 많지만 특히 기업의 목적과 관련해서는 다른 설명을 덧붙일 필요가 없고 아래 내용만 읽어도 영혼이 맑아진다.  

어떤 이는 사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이 피를 만드는 데만 있지 않듯 사업의 목적이 돈을 버는 데만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인간의 몸은 피를 요구한다. 인간의 몸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만들고 이들을 제때 적절한 곳으로 순조롭게 재분배하기를 요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의 몸이 매일 하는 일이라고 해서 이를 인간이 지닌 사명이라고 볼 수 없다. 이는 보다 높은 목표를 달성하게 해주는 기본적인 과정이다. 그리고 인간은 항상 생명체의 기본적인 과정을 초월하려고 한다. 나는 승리의 의미를 다시 정의해 단지 패배하지 않는다 혹은 생존한다는 원래의 정의를 뛰어넘어 그 의미를 확장하려고 했다. 원래의 정의는 나 자신과 나이키를 유지하는 데 충분하지 않았다. 모든 위대한 기업들이 그랬듯 우리도 창의성을 발휘해 세상에 기여하고 싶고 이런 포부를 크게 외치고 싶었다. 당신이 무엇인가를 만들고 개선하고, 고객들이 좀 더 행복하고 건강하고 안전하고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에게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전달하고 이 일을 열정을 가지고 효율적이고도 민첩하게 전개할 때 당신은 원대한 인간 드라마를 완성하게 된다. 이때 당신은 그냥 단순히 살아간다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더욱 알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이 사업이라면, 나를 사업가로 불러주기 바란다.


이 외에도 경영의 고전인 피터 드러커의 경영의 실제, 골든 서클(The Golden Circle)로 유명한 사이먼 사이넥의 책과 자료들도 회사의 목적성을 되돌아보는 데 있어 좋은 참고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국내 기업 사례로는 상장회사로 거의 유일하게 사회적 가치와 이해관계자 행복을 중심으로 정관을 변경한 SK 주요 그룹사의 정관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  




회사 설립과 운영의 근간이 되는 정관에 넣는 내용이다 보니 짧은 몇 문단 작성하는 작업임에도 좀 더 고심하고 신중해야 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또 그만큼 우리에게 더 적절한 개념과 용어와 관점을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심하는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아직 제대로 비즈니스를 시작하지 않은 스타트업이라서 어쩔 수 없이 구성과 내용이 투박해 보이는 면이 있어 보인다.


뭐 그렇다 해도 정관이 영원히 같은 내용으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에 회사의 성장 단계와 주어진 상황이 달라지면 그에 맞게 더 실제적이고 세련된 내용으로 발전할 것을 기대한다. 그러한 발전 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포부 중심의 선언도 점점 더 회사의 철학과 가치를 분명하게 보여주면서 동시에 구속력을 높이는 체계적인 내용들도 바뀌어갈 거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나는 회사가 추구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조직의 틀을 아래 5가지 요소의 조합으로 본다. 이 중 정관에 사회적 가치를 담은 것은 미션, 가치, 철학이라는 조직의 근간을 공식화하고 탄탄하게 한 작업이었다. 지속가능발전 시대의 기업으로서 더 높은 목적을 향한 토대를 마련했지만 앞으로 이 토대 위에 차근차근 갖춰나가야 할 것들이 훨씬 많다. 다만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건강한 조직의 모습이 점점 더 가시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속가능한 조직의 프레임



매거진의 이전글 소셜벤처의 연봉협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