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찔끔 쏟아내고
화창한 듯해 맑지 마라
햇빛이 찬란하다 날이 좋나
소리 없이 흩뿌린 물방울에
눅눅히 숨통만 매이는걸
빗방울 쏟거든 장대비로
시끄럽게, 매섭게 내리쳐라
알량한 우산은 접어두고
어깨 위로 그 비를 맞겠다
옷깃마다 소금향 스미도록
그 비에 흥건히 젖겠다
먹구름 시원히 쏟아낸
화창한 날, 해맑은 날에
햇볕 따사로운 나른한 오후
비에 젖은 옷가지는 널어두고
아이스티 두 잔, 얼음 몇 알 띄워
마른 입술 달콤히 적시겠다.
맞는 듯 아닌 듯 알 수 없는 눈빛, 미소, 지금 이 순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 마음이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