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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경 Feb 12. 2022

이 반지, 얼마냐 묻지 마라.

테두리를 수놓아 

빼곡히 꾸밀까 하다가 

손때 묻을 곳 비워두고     


여기 있다 보아라고

한 발치 뒤편으로

빛 한 줌을 엮어낸다.     


이제는 숫자 표 칸칸이 남아

숫자 놓을 일만 남았는데

내 바란 발길은 오지 않았구나.     


덩그러니 비워둔 가격표

쓰지 않고 그대로 비웠다가

네 발길 닿을 그때에 채우리라.     



앞에서 웃고있는 그녀의 농담, 비싼 남자라는 말을 멋쩍게 웃어넘긴다. 

마음 속으로 그 미소라면 기꺼이, 충분하다며 되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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