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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경 Feb 12. 2022

우연히 날아든 씨앗

어느날 날아든 씨앗 한 알

창가에는 빈 화분 하나

씨앗은 바르르 몸을 떨고 

화분은 마침 비었다


손바닥 깊숙이 씨앗을 감싸쥔다

가슴 한 컵 비워내고 손가락을 꾹- 찔러넣는다

먼지를 호호 불어 털어내고 한참을 눈에 담는다


뚫린 구멍 속으로 씨앗을 떨어뜨린다 

덜어냈던 가슴을 도로 덮는다

토닥토닥 마음을 다진다

봉긋한 새싹을 기대하며

두 손으로 가슴을 껴안는다


온기를 지핀다

볼을 붉힌다


창가에 놓인 화분 하나

꽃 한 송이 품는 그날을 기다린다.



우연히 만난 그녀, 인사를 나누고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사이

언제 다시 만날지는 모르지만 나 홀로 기약없는 약속을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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