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날아든 씨앗 한 알
창가에는 빈 화분 하나
씨앗은 바르르 몸을 떨고
화분은 마침 비었다
손바닥 깊숙이 씨앗을 감싸쥔다
가슴 한 컵 비워내고 손가락을 꾹- 찔러넣는다
먼지를 호호 불어 털어내고 한참을 눈에 담는다
뚫린 구멍 속으로 씨앗을 떨어뜨린다
덜어냈던 가슴을 도로 덮는다
토닥토닥 마음을 다진다
봉긋한 새싹을 기대하며
두 손으로 가슴을 껴안는다
온기를 지핀다
볼을 붉힌다
창가에 놓인 화분 하나
꽃 한 송이 품는 그날을 기다린다.
우연히 만난 그녀, 인사를 나누고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사이
언제 다시 만날지는 모르지만 나 홀로 기약없는 약속을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