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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경 Feb 12. 2022

비가 오던 날

29살 봄, 우산을 잃어버렸다

어딘가에 들렸을 잠시

손에 들려있던 우산을 잃었고

하필이면 오늘은 우천이다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구름에 서린 비가 내린다


날 서린 지붕 끝으로 맺히다가

나 그곳을 지날 때서야 기다린 양

매섭게 내게로 추락한다


정수리를 파고든 한 방울에

소스라치며 한껏 털어 보지만 

목덜미를 따라 더 깊게 스미고

한 방울방울 젖어 들다

채울 곳이 다 하였는지

이윽코 내게서 쏟아진다


잃어버린 우산이 괜스레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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