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의 귀향길
31살 겨울, 멋들어진 말에 흥미가 생겼다
꽉 막힌 고속도로 위로 줄지은 빤딱한 무덤들
부릉부릉 부들부들 유난스러운 미동
묘들은 구린내를 뿜으며 천천히 천천히 약진한다
묘비 뒤로 비치는 눈알 퀭한 고깃덩이
핸들 사이에 반즘 문들어진 얼굴
핸들이 돌면 눈깔도 함께 돌아간다
묘지의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고
부들부들 부릉부릉 구린내를 풍기며 기어간다
핸들이 돌다 눈깔이 멈춘 곳
매끈하게 빠진 고속도로 옆 바리케이트
벽 너머엔 울퉁불퉁 잡초 무성한 야지
본 적은 없지만서도 70년대 서부영화에 나올 법한
촌스런 카우보이가 총을 빵빵 쏘며 말을 달린다
히히힝- 우스꽝스런 말소리와 함께 말을 달린다
까무잡잡하고 거무틔틔한 촌스런 얼굴로 야지를 달린다
위태롭게 흔들거리며 위험하게 총질을 해대며 신나게 달린다
눈깔은 바리케이트를 향했다
묘지 속 썩은 고깃덩이는
묘비를 제끼고 사계로 몸을 꺼낸다
무덤 밖으로 발을 디딘다
부릉부릉 부들부들 미동하는 무덤들
약진하는 묘지와 멈춰 선 고깃덩이
약진하는 멈춰 선 역학의 충돌
퍼레이드의 클라이막스!
피용- 튀어오르는 머리통
폭발하는 점점의 살점
흩어지는 부속
구르는 눈깔
부들부들 부릉부릉
빵야빵야 히히힝 히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