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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르샤 Aug 27. 2021

나도 작가가 될래

나의 인생 새로 고침 프로젝트

 


“내 인생에 다시없을 1년 살기” 모임에는 방화범이 있다. 고요한 마음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의욕에 불을 지피는 사람이다. “함께 해 볼래?”라는 제안은 처음에는 조그만 불씨였다. 관심 가지는 몇 사람이 붙으면 그 불은 타오르게 된다.  마치 이 놀이처럼.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여러 명이 손을 맞잡고 번갈아가며 불렀던 그때 그 시절 놀이. 친구들의 손을 잡고 일렬로 쭈욱 늘어서면 어깨에 힘이 가득 들어가고 노랫소리는 더욱 커졌다.       



 1년 살기 대표 방화범이 찬바람 불던 2월의 밤에 내게 전화를 했다. “나르샤, 우리 책 쓰자! 요즘 소모임이 많이 생겨나고 있잖아, 모임을 통한 우리의 즐거움을 알리는 거야”라고 말했다. 가슴이 방망이질 친다. 그녀는 이미 4권의 책을 출판한 작가다. 그녀는 책을 쓰지 않은 멤버들의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판을 벌리는 것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원고를 제출하면 제작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이 1년에 두 번이 있다. 올해는 2월과 5월이다. 올해 첫 번째 사업 마감 날은 그녀와의 전화 통화 한 날부터 20일 후였다. 글 쓰는 내내 숨이 막혔다. 쓰기는 해야 하는데 무얼 쓸지를 모르겠다. 햐이얀 한글 파일, 까만 커스만 깜박이는데 나는 내 머리를 쥐어뜯었다. 책 쓰는 게 이만큼 힘든 줄 알았다면 작년 작가가 된 멤버들에게 힘 되는 말이라도 한번 건네었을 텐데... 그녀들이 한 일이니 나도 해 보자.       



 진짜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이냐고 스스로를 의심했다. 나를 의심하면서도 팀에 피해는 가지 않도록 엉덩이를 꾸욱 의자에 누르고 타자를 쳤다. 원하는 만큼 글이 나오지 않던 날은 포스트잇에 네임펜으로 작가라고 쓰고, 그 종이를 내 이마에 붙였다. 내가 작가가 된다는 것. 그것은 나부터 믿기 시작해야 현실이 되는 것이었다.      


 여러 작가 중 하람님의 글이다. 몇 달 전 우리 모임에서 책 <미라클 라이팅> 저자 강의가 있었다. 하람님은 강현숙 작가님의 강연회에 가서 감명을 받았다. 이미 본인은 들었지만 1년 지기들에게 강사님을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단다. 내가 전혀 모르는 작가 섭외 미션 과정이 기록돼있다.      



 하람은 작가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매일매일 댓글을 달고, 인사글도 남기며 눈도장을 찍었다고 했다. 하람님의 블로그에 책을 읽고 난 후 구체적인 실천 사례, 책의 영향을 서평으로 남겼다. 강사님의 블로그에 그녀의 서평이 공유되었을 때, 1년 살기 모임의 설명과 강의를 부탁한다는 비밀글을 보내었단다. 그런 과정으로 작가가 우리 모임에 올 수 있었다. 그녀가 제안할 때 떨림, 오케이라는 답변에 느꼈을 기쁨들이 나도 느껴졌다.

 섭외 과정 하나하나 정성의 결과였다. 그녀가 멤버들에게 좋은 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용기를 낸 것이다. 그 용기는 모임에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최고의 비밀병기이다.         




 책 쓰기를 혼자 했다면 못한다고 중단했을 것이다. 그녀들에게 도움이 아니더라도 누는 끼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마감을 지켰다. 정말 감사하게도 한 명도 빠짐없이 스케줄을 소화해 냈다. 바로 책으로 나올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출판 콘텐츠 창작 지원에 두 번의 도전에서 실패했다. 그래도 글을 쓰고 고치기를 반복했던 시간. 그 시간이 있었기에 조금은 더 매끄러운 글이 나오지 않았을까? 8개월이 걸려 곡식이 고개를 숙이는 10월 우리는 더블엔 출판사와 계약을 했다.     



 못 하는 일이 없을 것 같은 우리는 매일매일 설레고 아침에 눈을 뜨는 것에 대해서 감사함을 느낍니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일도 아니고, 월급이 나오는 일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언제나 시작은 작았지만, 함께하며 그 힘이 점점 커집니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진짜 대단한 사람이 될 수도, 진짜 대단한 기획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런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 모임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내 인생에 다시없을 1년 살기 중에서 >     


 두근두근, <내 인생에 다시없을 1년 살기> 책이 서점에 깔렸다. 책을 쓰고, 출판하고, 책을 알리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나는 팀의 목표를 위해 조금 더 용감해지는 사람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카톡을 보냈다. 평소 같으면 부끄러워서 생각만 하다가 그쳤을 텐데, 우리의 진심 어린 이야기가 한 분의 독자라도 만났으면 했다. 그만큼 우리 책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다. 책을 알리기 위해 77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77일 동안 꾸준하게 이어가면 된다. sns를 활용해서 인증숏을 올리면 모두가 응원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홍보가 될 만한 것이 있으면 발 벗고 나섰다. 우리를 알릴 수 있다면.       




 서울역 근처 파티룸에서 북 콘서트를 열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두려웠는데 그게 당연한 것이었어요.”라고 독자가 말한다. “우리의 글로써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되었다는 말은 짜릿했다. 북 콘서트를 마친 후 사인을 해 달라는 분에게 이름이 어떻게 되는지 묻는다. 상상 속에서만 꿈꾸던 모습이 현실이 된 날이었다. 아침은 북콘서트, 오후에는 유튜브 녹화 방송을 했다. 이건 연예인 스케줄이지 않습니까?    


      

 각자의 존재가 빛나는 모임, 한 명이라도 없었으면 우리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다. 멤버들의 개성이 모여 지금의 하나를 만들었다. 나에게 도전은 항상 무서운 단어였다. 그런데, 사람의 손을 잡고 함께 떨며 도전하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단체의 성장이 각 개인의 성장이 되었다. 두렵지만 그녀들이 있기에 실패도 성공도 이야기할 수 있다. 나처럼 혼자서 시작하기 두려운가? 그렇다면 함께 무언가를 도모할 수 있는 소모임으로 시작해보자. 함께의 힘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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